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2일 김대중 전 대통령 측이 4.9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홍업, 박지원 후보를 지원하고 나선 데 대해 "오죽하면 아드님과 오른팔과 같은 박지원씨를 말리지 못했겠느냐"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한 뒤 "김 전 대통령이 여느 정치인 중 하나고 지나간 정치인 중 하나면 제가 막말을 할 수 있겠지만 그는 우리 역사에서 특별하고 특출난 분"이라며 공격을 피했다.

두 사람의 복당 여부에 대해선 "지금 논하는 건 부적절하다.

민주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며 원론적으로만 답변했다.

그는 총선에서 민주당의 예상 의석수를 묻자 "한 두 달 전을 생각하면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아직 배가 고프다"는 말로, 총선 뒤 당권도전 의향에 대해선 "특별한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는 말로 대신했다.

자신의 종로 출마에 대해서는 "내가 좋아서 하기보다는 당을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손 대표와의 문답 요지.
--새 정부의 인사와 공천 물의에도 민주당 지지가 오르지 않는 이유는.
▲많은 국민이 통합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뭐가 다르냐, 합당하면서 호남당으로 회귀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눈물을 머금고 공천하는 아픔을 겪는 등 죽어라 노력중이다.

--한나라당 입장에선 배신자, 민주당 입장에선 한나라당 사람이다.

정체성이 뭔가.

▲(대표직이라는) 독배를 마시면서 쓰러질 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남의 칼을 빌어 사람을 청산하고 쇄신하고 당을 바꾸려 한다고들 하지만 제가 있으면서도 변하지 않으면 민주당의 존재 이유도, 제가 대표로 있을 이유도 없다.

--총선 뒤 여당 중심의 이합집산 전망은.
▲민주당은 독자적 정체성을 갖고 제1야당의 위치를 유지할 것이다.

중도개혁진보의 민주당과 중도개혁보수의 한나라당이 양립할 것이다.

선진당과 친박연대가 원내교섭단체 구성까지 갈 수 있겠나.

--총선뒤 공동대표 체제를 단일체제로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
▲(박상천 대표도) 같은 집안식구인데 왜 자꾸 나가라 하느냐. 민주당과의 합당과정에서 무덤까지 갖고 가야할 말 못할 사정은 많다.

민주당 몫으로 비례대표를 얼마 배려했다.

옳은 정치 행태는 아니고, 나눠먹기해서도 안되지만 현실이 있는데 어떡하나.

총선 뒤 전당대회를 통해 한지붕 두가족이 아니라 완전한 한집안으로 화합해야 한다.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있는데 대한 평가는.
▲남북관계는 원칙으로 할 수 있는 것과 그것과 달리 해야 하는 점이 병행돼야 한다.

통일장관과 합참의장의 언급은 할 수 있는 얘기지만 그 자리는 교과서 원칙을 말할 자리가 아니다.

정치적, 전략적 판단을 해야 한다.

--일각의 삼성특검 중단 요청에 대한 입장은.
▲재벌기업의 재무구조나 편법상속문제를 깨끗이 털어야 한다.

삼성이기 때문에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을 버려야 하고), 삼성도 거기서 떳떳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가 공기업 낙하산 인사를 혁파하고 CEO를 공모하겠다는 보도가 있다.

▲그렇게 하려 했으면 (방송통신위원장에) 최시중씨를 (임명)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렇게 말할 자격이 없다.

정말 화난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