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유명한 프로야구 선수로서 대중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던 이호성씨가 일가족 4명을 살해하고 끝내 자신도 한강에 투신한 사건은 우리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던졌다.

특히 왕년에 잘나가던 운동스타가 살인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사람들은 경악했다.

또 사건조사 과정에서 살인 용의자가 지고 있던 부채 규모가 엄청났다는 점,그에 비해 사건의 직접적 동기로 추정되는 금전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았다는 대목은 또 한번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 돈은 공기와 같은 존재이다.

돈이 있어야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하고,원하는 목표들을 이루면서 인생의 행복도 추구할 수 있다.

이렇게 소중한 돈을 하인으로서 제대로 부리고 싶다면 돈의 고삐를 단단히 붙잡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돈은 때때로 주인의 인간성마저 파괴해 파멸의 길로 내몬다.

특히 돈의 규모가 크면 클수록 파괴력은 더 하다.

따라서 자산이나 수입의 규모가 클수록 고삐는 더 튼튼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박지성 박찬호 같은 스타급 운동선수나 일부 연예인들이 재무설계 전문가로부터 조언을 받아 자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가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큰돈을 벌 수 있는 시기는 짧은 반면,번 돈을 관리하고 쓰는 시기는 매우 길다는 점이다.

따라서 자산을 인생계획에 맞춰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보통의 생활인보다 훨씬 높다.

돈의 고삐를 놓치는 경우는 대부분 불안함과 조급증에 기인한다.

더 이상 부를 늘려야 할 절박성이 적은 부자들이나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된 사람들은 좀처럼 고삐를 놓치지 않는다.

반면에 앞으로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마음이 급하다.

그러다 보니 돈을 재촉하게 되고 고삐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특히 현재 소득수준이 높을수록,그리고 그 소득수준이 유지되는 기간이 짧다고 생각할수록 이런 현상은 심해진다.

실제로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이 무리한 투자를 하다가 낭패를 보았다는 이야기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인생 전반을 설계하는 재무설계의 유용성은 돈의 많고 적음과는 무관하다.

현재의 자산이나 수입 그리고 목표의 크기에 따라 전략과 실행 강도가 달라질 뿐이다.

그래서 재무설계를 할 때 현재의 재무상황과 재무목표가 어느 정도의 격차를 보이고 있는가를 확인하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이 격차를 정확하게 알아야 목표 달성에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어떤 방법을 써야 할지 선택할 수 있고,돈욕심에 대한 조급증을 다스릴 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돈을 통하여 자신이 이루고 싶어하는 인생의 궁극적인 가치를 찾아내서 이를 분명하게 정리하는 일이다.

만약 누군가가 "당신에게 돈이 왜 중요합니까?"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당신은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해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명료하게 납득시킬 수 있는 답을 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돈의 고삐를 확실하게 틀어쥘 수 있게 된다.

최 문 희 CFP인증자ㆍIFPK㈜ 지점장 moonheec@freech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