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자재 전문업체인 벽산(대표 김성식)이 기업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기로 하는 등 공격 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유세종 벽산 관리본부장은 20일 "늦어도 다음주 안으로 매출 1000억원 규모의 건축자재 관련 상장사를 인수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라며 "이후에도 비슷한 규모의 2~3개 기업을 추가로 인수해 외형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그는 "동서산업 대경기계 등의 인수전에서 2~4위로 밀려 고배를 마셨으나 그동안의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1등을 할 자신이 있다"며 "이미 기업 인수를 위해 4000억원대의 자금을 확보해 놓은 상태"라고 강조했다.

벽산은 이와 함께 연구소 신설,해외 진출 확대를 통해 2015년 매출을 지난해(2066억원)의 12배에 달하는 2조5000억원 규모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 본부장은 "최근 15년간의 매출 성장률이 연평균 2.5%에 그쳤던 결정적 요인은 획기적 신제품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연내 종합연구소를 출범시켜 친환경 고부가가치 건축 소재를 개발,업계 1위인 KCC의 아성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태스크포스를 구성,경기도에 연구소 부지와 건물 물색 등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며 "벽산페인트와 작년에 인수한 신광페인트의 통합 페인트 연구소도 올 하반기 중 출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외 진출과 관련,벽산은 삼성물산 및 카자흐스탄 카스피안그룹과 공동으로 카자흐스탄에 '미네랄 울(안산암 등을 분쇄.가공해 섬유조직화한 소재)' 단열재 공장을 짓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서남아시아 독립국가연합(CIS) 등지에서 산업용 단열재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성장성이 높다는 게 벽산 측 판단이다.

벽산건설이 아파트 건설사업을 위해 2006년 진출한 베트남의 호찌민이나 하노이에도 건축자재 공장을 건설할 방침이다.

동남아에서 한국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고급 인테리어 내장재의 수요도 동반 증가하고 있어 투자 전망이 밝다는 것이다.

벽산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계열사인 벽산건설에 대한 보증 채무 때문에 유동성 부족을 겪자 석고보드 공장 매각과 250명 감원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2002년 10월 워크아웃을 졸업했으며 2005년부터 3세인 김성식 사장이 경영을 책임 지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