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진(11)ㆍ우예슬(9) 양 피살 및 실종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정모(39) 씨가 경찰의 밤샘 조사에서도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안양경찰서에 차려진 이 사건 수사본부는 정 씨를 충남 보령에서 압송해 온 직후인 16일 밤부터 형사과에서 외부 출입을 차단한 채 밤을 새워가며 조사를 벌였다.

김병록 안양경찰서 형사과장 등 수사본부 관계자들이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해 일절 함구하고 있는 가운데 정 씨는 여전히 자신이 저지른 범행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상황에 대해 말한 입장이 아니지만 순조롭게 가고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말해 정 씨가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경찰은 이에 따라 정 씨가 부인할 수 없는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그가 혼자 기거해 온 거주지에 감식팀을 보내 집안 구석구석을 정밀 감식하고 있다.

감식에서 머리카락이나 혈흔 등 두 어린이가 집안에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할 증거를 확보한다면 정 씨도 자신의 범행을 더 이상 부인할 수 없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진행된 감식에서 증거물이 확보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앞서 정 씨가 두 어린이 실종 당일 빌린 렌터카의 트렁크에서 검출된 혈흔이 두 어린이의 것으로 확인한 뒤 정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충남 보령의 정 씨 어머니 집에서 그를 붙잡았다.

한편 17일 오전 피살된 이혜진 양의 영결식이 예정된 가운데 이날 새벽 혜진 양의 외삼촌(46) 등 유가족 2명이 수사본부 앞에서 용의자의 얼굴을 보여달라고 요구하며 경찰과 실랑이를 벌였다.

이들은 "범인을 혜진이의 영정 앞에 무릎 꿇고 빌게 하겠다"며 수사본부에 들어가려 했으나 경찰의 제지를 받고 3시간여만에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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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연합뉴스) 박기성 기자 jeansa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