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콘텐츠 산업 육성을 위해 제조업 수준의 지원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콘텐츠 산업의 매출액과 고용규모를 현재 62조원,52만명에서 5년 후에는 100조원,100만명으로 늘린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새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성장과 일자리 창출(創出)을 위해 콘텐츠를 전략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의도다.

새로운 성장동력이 절실한 우리 경제에 콘텐츠가 돌파구 역할을 해 준다면 더할 수 없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콘텐츠 육성론은 말처럼 쉽지 않다.

그 전에도 정부가 콘텐츠를 육성하겠다고 했지만 잘 되지 않았던 것이 이를 말해준다.

새 정부는 이번에 1조5000억원 규모의 콘텐츠산업진흥기금 조성,제조업과 마찬가지 지원책 등의 카드를 제시했다.

우선 정부가 콘텐츠 기업 연구소 조직을 기업부설 연구소로 인정해 주는 등 다른 기업들과의 차별을 시정하겠다고 나선 것은 옳다.

지금은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엄밀히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호 융합이 일어나고 있는데다 우리나라가 지식서비스 분야에서 새 성장동력을 찾겠다고 한다면 동등한 대우는 당연한 조치다.

그런데 정부가 더 역점을 두는 것은 콘텐츠산업진흥기금인 것 같다.

그 근거가 될 법도 만들고,위원회도 만들겠다고 한다.

정부 입장에서 보면 기금처럼 편리한 정책수단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기금이 정부 기대대로 얼마나 콘텐츠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지는 솔직히 의문이다.

잘못 운용하면 온갖 도덕적 해이를 초래하는 등 오히려 시장을 흐려놓을 수도 있다.

기금이 능사가 아니란 얘기다.

그보다는 어떻게 하면 민간자금과 우수인력들이 콘텐츠로 유입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제조업과 동등한 대우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은 콘텐츠에 대한 확실한 저작권 보호일 것이다.

그리고 제값을 쳐줘야 한다.

가치평가가 획일적(劃一的)이면 누가 위험을 무릅쓰고 뛰어들겠는가.

정부,공기업부터 앞장서야 할 것이고,콘텐츠 수요업자-공급업자 간 불공정 거래 또한 시정돼야 할 일이다.

진입이나 인수ㆍ합병 관련 규제혁파도 시급한 과제다.

정부는 콘텐츠 산업이 자생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환경조성 부문에 좀 더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