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식 영어가 현재의 미국식 혹은 영국식 영어를 대신하는 '국제 표준 영어' 노릇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고 인도 일간 타임스 오브 인디아가 7일 보도했다.

영국의 저명한 영어학자인 데이비드 크리스털은 영어관련 '생활 박물관' 추진을 위한 강연에서 영어의 미래상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며 이같이 밝혔다.

크리스털은 영어 사용권역이 전 지구촌으로 확대되면서 향후 영어는 지역별로 토착화된 지류들이 생겨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사람들은 자국 언어와 동화된 독특한 형태의 영어를 사용하게 될 것이며 이 경우 국제적인 의사 소통을 위해 '새로운 표준 영어'도 출현하게 된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단일국가 기준으로 영어 사용자가 가장 많은 인도식 영어가 새로운 표준 영어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의 관측이다.

크리스털은 "언어의 확산에 있어 사용자 수는 가장 중요한 변수다.

인도의 영어 사용자 수는 전 계 어느 나라보다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미 지금도 우리는 콜센터에 전화를 걸면 종종 인도식 영어를 접하게 된다"며 "더욱이 인도의 경제력이 확대되면 인도식 영어의 영향력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리스털은 또 인도식 영어에 쓰이는 동사 표현이 기존의 딱딱하고 간결한 영국식 또는 미국식에 비해 사람의 감성을 더 자극하는 측면이 있다는 견해도 밝혔다.

그는 "즉, '나는 느낀다(I feel)', '나는 본다(I see)' 처럼 영국 또는 미국식 영어에서 쓰이는 단순 현재 시제 표현을 인도인들은 '나는 느끼고 있다(I am feeling), '나는 보고 있다(I am seeing) 등 현재 진행형 시제로 표현한다"며 "이런 인도식 표현이 좀더 매력적으로 들릴 수 있으며 다른 언어권 사람들의 감각에도 잘 맞는다"고 말했다.

(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