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도심 상업지역에 지으려던 주상복합과 상가 등을 업무용 빌딩으로 잇따라 바꾸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수도권지역 빌딩들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리면서 공실률도 떨어지고 임대료도 급등하고 있다.

반면 서울.수도권의 상업지역 내 주상복합과 상가는 과잉 공급인 데다 땅값 상승,분양가 상한제 규제까지 겹쳐 개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

부동산개발업체인 인크레스코는 2006년부터 서울 종로구 중학동에 건설할 예정이던 주상복합을 오피스 빌딩으로 전환키로 하고 지난달 27일 종로구청으로부터 오피스 빌딩 건립을 위한 고시를 받았다.

시공사인 금호건설은 이곳에 지하 6층,지상 16층 규모의 오피스 빌딩 2개동을 이르면 2010년까지 지을 계획이다.

인크레스코 관계자는 "땅값과 건자재 비용은 오르는데 주상복합으로 지을 경우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만 이 같은 비용 변동 요인을 모두 반영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오피스 빌딩은 작년부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시장이 활황을 보여 개발계획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삼정C&C는 금호건설에 공사를 맡겨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작년 하반기부터 주상복합 개발을 진행해오다 지난해 말 오피스 빌딩으로 바꾸기로 하고 현재 관련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부동산개발업체인 국도개발도 서울 종로구 청진동 도시환경정비구역 2,3구역에 오피스 빌딩 2개동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곳에는 과거 다른 개발업체들이 주상복합을 짓는 방안을 검토했으나,분양가 상한제에 따라 사업성이 맞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사업을 포기했다.

시공사로 선정된 대림산업은 이르면 2010년 착공,2013년께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외국계 투자은행인 메릴린치는 작년 11월 분당 구미동의 상업지역 땅 5000㎡(약 1500평)을 매입,지상 8층 규모 오피스 빌딩을 짓고 있다.

국내 부동산개발 업체인 글로스타도 중구 을지로2가에 지을 예정이던 주상복합 '청계스퀘어'를 오피스 빌딩으로 바꿔 건설 중이다.

이 같은 도심 오피스 빌딩 개발 붐은 그동안 건설업체들이 도심에 공급해왔던 주상복합 빌딩이 2년 전만 해도 분양이 잘 됐으나,최근 아파트는 물론 저층부 상가까지 대부분 미분양되면서 수익성이 저조해졌기 때문이다.

작년 말 서울 하월곡동에서 분양한 주상복합아파트 코업스타클래스의 경우 순위내 청약에서 75%나 미달됐다.

반면 도심권 오피스는 공실률이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20% 수준에서 최근 1%대까지 떨어지면서 사무실이 '완전 소진' 상태를 보이고 있다.

임대료도 덩달아 크게 오르고 있다.

부동산 투자자문회사 알투코리아는 최근 발간한 '올해 오피스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수도권 주요 빌딩 사무실 임대료가 5~6% 올라 지난해 임대료 상승률 4%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알투코리아 관계자는 "오피스 임대료는 당분간 공급 부족으로 오를 전망"이라며 "다만 대형 사무실이 쏟아지는 오는 2011년 이후에는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