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영어.국어에 편중…학생성적ㆍ부모학력 높을수록 증가

22일 통계청과 교육인적자원부가 발표한 2007년 사교육비 실태 조사 결과는 정부가 사교육비 통계만을 목적으로 따로 개발한 프로그램에 의해 산출된 수치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그동안 통계청이 매분기 발표하는 전국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 관련 연구기관의 연구용역 결과 등을 통해 사교육비 규모를 대략 짐작할 수 있었지만 정부 주도로 사교육비 총액, 학생 1인당ㆍ유형별 사교육비 등을 조사, 분석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 사교육 참여율 77%…1인당 월 22만2천원 = 지난해 전국 초ㆍ중ㆍ고교생의 사교육비 전체 규모는 약 20조400억원으로 추정됐다.

사교육 참여율은 저학년일수록, 1인당 사교육비 지출액은 고학년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전체 사교육 참여율은 77.0%를 기록, 초ㆍ중ㆍ고교생 10명 중 7명 이상이 사교육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고 학교급별로는 초등학생 88.8%, 중학생 74.6%, 고등학생 55.5%의 참여율을 보였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2만2천원이었으며 일반계고 24만원, 중학교 23만4천원, 초등학교 22만7천원순으로 조사됐다.

국ㆍ영ㆍ수 등 일반 교과목에 지출되는 비용이 월평균 17만8천원, 예체능ㆍ취미ㆍ교양 분야가 4만3천원이었으며 과목별로는 수학(58.6%), 영어(55.6%), 국어(39.3%) 등의 순으로 참여율이 높았다.

◇ 성적 높을수록 사교육비 증가 = 사교육 유형별로는 학원수강(47.2%), 방문학습지(25.2%), 그룹과외(11.8%), 개인과외(9.6%) 등 학원수강 비율이 가장 높았으나 상급학교로 갈수록 개인과외를 받는 비율이 늘어났다.

전체 학생의 주당 평균 사교육 시간은 7.8시간이었으며 이중 초등학생은 평균 7~10시간, 중학생은 11~15시간, 일반계 고등학생은 4~6시간 정도였다.

학생 성적별로는 상위 10% 이내 학생의 월평균 사교육비가 30만원(참여율 89.3%)인 반면 하위 20% 이내는 12만원(참여율 51.2%)으로 나타나 성적이 높을수록 사교육비도 더 많이 지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학교급별로 사교육을 받는 이유가 조금씩 달랐는데 고등학교는 `진학준비'(9.0%), 중학교는 `학교수업 보충'(33.7%), 초등학교는 `선행학습'(40.2%)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 사교육비 지출, 서울이 읍면의 두배 = 지역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서울이 28만4천원, 광역시 22만원, 중소도시 22만8천원, 읍면지역 12만1천원으로 서울과 읍면이 두 배 이상으로 격차가 났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를 50만원 이상 지출하는 비율도 서울은 16.5%였으나 읍면 지역은 1.3%에 그쳤다.

중소도시의 사교육비가 광역시보다 높게 나타난 것은 경기도 분당, 일산 등 신도시의 영향인 것으로 분석됐다.

사교육 참여율도 서울이 80.6%로 가장 높았고 광역시 79.0%, 중소도시 77.5%, 읍면지역 66.4% 등의 순이었으며 전문계 고등학교를 제외하면 상급학교로 갈수록 지역별 사교육 참여율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 부모 학력ㆍ소득수준에 비례 = 부모의 학력과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비 지출도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별로는 부모 모두 40대에 사교육비 지출이 가장 많았고 아버지 기준으로 대졸 이상일 경우 자녀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9만6천원, 고졸 17만1천원, 중졸 9만9천원, 초졸 이하 6만8천원 등 학력수준과 사교육비 지출이 비례했다.

아버지 학력보다는 어머니의 학력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비 지출액과 참여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가구 월평균 소득별로는 700만원 이상 고소득 가정의 1인당 사교육비가 46만8천원으로 100만원 미만(5만3천원) 가구보다 8.8배 더 많았다.

일반계 고등학교의 경우 월평균 소득 700만원 이상 가구(57만원)는 100만원 미만 가구(5만5천원)보다 10.4배 더 많이 지출하는 등 상급학교로 갈수록 가구 간 격차가 더 벌어졌다.

◇ 방과후학교 참여율, 서울이 가장 낮아 = 교육부가 사교육비 경감대책의 하나로 적극 추진하고 있는 방과후학교의 경우 광역시(42.7%)의 참여율이 가장 높고 읍면(40.8%), 중소도시(37.5%)에 이어 서울(31.3%)이 가장 낮았다.

지난해 학생 1인당 방과후학교 월평균 비용은 1만2천원으로 일반 사교육비 지출액보다는 훨씬 적었으며 참여율은 일반계고 70.0%, 전문계고 37.1%, 중학교 22.1%, 초등학교 35.5% 등이다.

어학연수 참여율은 초등학교 1.4%, 중학교 1.0%, 고등학교 0.4% 수준을 보였고 지역별로는 서울이 1.4%로 가장 높고 중소도시 1.2%, 광역시 0.9%, 읍면 0.7% 등의 순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