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학년도 대입 실질반영률 하향조정 방침

등급제 폐지로 '표준점수ㆍ백분위'정시서 활용

주요 대학들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내신 반영비율 자율화 조치에도 불구, 2009학년도 대입에서 내신을 10~20%가량 반영할 방침이다.

대학이 자유롭게 전형요소별 반영비율을 정할 수 있게 되면 상위권 대학은 내신을 거의 반영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시기관들의 당초 예상에 비해 내신의 비중이 덜 줄어드는 셈이다.

서강대와 한양대는 23일 2009학년도 내신실질반영률을 20% 수준으로 축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영수 서강대 입학처장은 “내신실질 반영비율은 올해(21.28%)와 비슷한 20% 안팎에서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차경준 한양대 입학처장도 “수험생의 혼란을 막기 위해 올해처럼 20%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화여대는 내신 실질반영비율을 10%대에서 결정할 방침이다. 황규호 이화여대 입학처장은 “예년에는대학들이 5%안팎에서실질반영률을 정했으나 지난해 교육부의 요구에 따라 대부분 20~30%로 상향했던 것”이라며 “2009년에는 그 중간쯤에서 실질반영률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숙명여대는 실질반영률을 15~20%로 설정한다는 내용의 2009학년도 입시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숙명여대 입시안에는 내신의 반영비율을 줄이는 대신 교과성적 우수자 전형을 신설해 내신 중심 선발 인원을 지난해보다 100명 늘리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빅3’ 대학은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으며 2008학년도 입시가 끝난 뒤 결과 분석을 바탕으로 입시안을 마련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2008년의 큰 틀을 흔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내신도 어느 정도는 반영하겠다는 뜻을 내비첬다.

대학수학능력시험 등급제의 폐지로 새롭게 공개되는 백분위와 표준점수는 정시에서 주로 활용될 방침이다. 서강대는 수능 언어ㆍ수리ㆍ외국어 영역에서는 표준점수를,탐구영역에서는 백분위를 각각 활용할 계획이다. 이화여대는 백분위를 써 학생들의 우열을 가릴 예정이다.

김영정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은 “수능 표준점수와 백분위가 새로 제공되는데 이를 활용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등급제 폐지로 인해 정시에서 논술을 폐지하겠다는 대학이 늘고 있지만 수시모집에서는 수능성적을 2008학년도 입시와 같이 등급으로만 활용한다는 것이 거의 모든 대학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이에 따라 수시전형에서 논술고사의 비중은 여전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