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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서비스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동통신 업체부터 항공사,자동차,가전제품,유통업체,금융권,심지어 지방자치단체까지 서비스경쟁에 팔을 걷어붙였다.

기업들은 서비스의 질이 품질이나 디자인 못지않게 제품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판단,서비스 향상에 사활을 걸고 있다. 경쟁사보다 조금이라도 앞선 서비스를 보다 빨리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위한 업체 간 불꽃 튀는 경쟁으로 기발하고 획기적인 서비스들이 잇달아 쏟아지고 있다.

'고객만족' 서비스는 '고객감동' 서비스와 '고객사랑' 서비스 단계까지 확대되고 있다.

최근 들어 서비스 경쟁의 화두는 보다 빠른 서비스로 소비자의 시간을 절약해주는 '시테크 서비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전에는 늑장 출장과 업무처리 지연 등으로 소비자의 불만을 사기 일쑤였던 각 기업들이 소비자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빼앗지 않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휴일이나 밤 시간 등과 같은 서비스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자동차업계가 처음 선보였던 연중무휴 24시간 서비스 체제는 지금 가전업계를 비롯해 이동통신,금융권과 외식업 등 전 업계에 확산됐다.

기업들의 시간경쟁은 '초 싸움'으로 격화되고 있다. 가전업계의 경우 2~3일은 족히 걸리던 AS를 '당일 서비스' '반나절 서비스' '3시간 서비스'에 이어 경쟁사보다 1초라도 먼저 달려간다는 '바로바로 서비스'까지 이어졌다.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창구 대기시간을 줄이는 것이 초미의 관심사다. 하나은행은 빠른 창구 업무를 위해 전업주부 사원을 채용해 배치했고,신한은행은 창구를 찾는 고객의 수요와 유형 등 지점별 특성을 감안해 '가변형'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객이 서비스나 상품을 대할 때 불만을 느끼는 데는 5분도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하지만 그 고객이 다시 돌아오는 데는 5년 이상이 소요된다. 기업의 서비스나 상품은 소비자와의 첫 대면에서 감동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 첫 대면의 순간을 스웨덴의 스칸디나비아항공(SAS) 회장이었던 얀 칼슨은 '진실의 순간(moment of truthㆍMOT)'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항공사 직원과 고객이 처음 만나는 순간에 모든 것이 결정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그는 1980년 세계 최초로 고객감동 경영을 도입했던 것이다.

세계적 복사기업체인 제록스는 '왜 만족한 고객들도 떠나는가'를 조사해 봤다. 이 회사는 고객의 만족도를 1~5단계(숫자가 클수록 만족도가 높음)로 나누었다. 그런데 이 조사에서 정말 특이한 현상이 발견됐다. 4단계의 만족도를 보인 소비자가 그보다 바로 한 단계 위인 5단계의 완전 만족도를 나타낸 소비자보다 다시 그 제품을 살 확률은 단지 6분의 1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이 조사를 근거로 제록스는 단순히 '고객만족'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고 '고객감동'을 일궈내야 성공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고객감동 경영은 비용절감 효과를 가져다준다. 기존 고객의 재구매를 유도하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이 덜 들어간다는 뜻이다.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는 비용은 기존 고객을 감동시키는 비용보다 5배가 더 들어야 팔린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감동한 고객의 구전효과는 엄청나게 크다. 감동한 고객은 친구 이웃 친지 등에게 자발적으로 선전한다. 구입을 권유하기도 한다.

따라서 한 명의 고객이 스스로 여러 명의 신규 고객을 만들어낸다. 감동한 고객은 기업을 흥하게 만들고 불만족한 고객은 회사를 망하게 만든다. 우리는 주변인의 말 한마디가 TV광고보다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수없이 겪어왔다. 전략적으로 고객감동 경영을 하려면 고객정보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고객정보시스템은 △고객정보파일(CIF) △고객의 소리(VOC) △고객만족지수(CSI) 등 3가지를 파악하고 분석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 고객만족이 아닌 고객감동 경영을 도입, 실천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중소기업 가운데서도 고객감동 경영으로 성장가도에 오른 기업이 여럿 있다. 고객을 왕으로 섬기고 발 빠른 서비스,품질 혁신에 나선 '알찬 중소기업'들을 소개한다.

신재섭 기자 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