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누구나 이야기하는 경쟁력의 근본 의미는 무엇인가?

스위스 로잔대학 산하의 세계경쟁력센터 대표인 경쟁력 연구 전문가 스테판 가렐리의 '경쟁의 역설'(서소울 옮김,비즈니스맵)은 한마디로 경쟁력에 대한 총정리서다.

이 책은 경쟁력의 역사와 경쟁력을 구성하는 요소,경쟁력의 원천 등에 관해 경영학 강의노트와 같이 일목요연하면서도 읽기 쉽게 정리했다.막연하게 쓰이는 경쟁력이란 개념을 사례를 들어 쉽게 정의하고,개인ㆍ기업ㆍ국가의 경쟁력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다.저자가 새롭게 제시하는 논점들이 있어 흥미로운 부분이 꽤 많고,우선 읽어 나가기 쉽다.

저자가 정의하는 경쟁력은 과거로부터 축적된 현재의 부,그 이상의 미래 지향적이다.그는 "무엇을 가졌느냐보다 그것으로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한다.예를 들어 국가의 경쟁력을 보자.네덜란드와 러시아는 국민 총생산량과 같은 경제지표는 서로 비슷하지만 현재의 선진국인 네덜란드보다는 미래 잠재력이 훨씬 더 큰 러시아의 경쟁력이 우월하다는 식이다.

개인의 경쟁력은? 가렐리는 '비교우위의 극대화'를 통해 이를 명확하게 정의한다.그에 의하면 당신의 경쟁력은 자신의 현재 성과를 과거 성과와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같은 시간에 이룬 상대방의 성과와 비교하는 것이다.

이 책은 먼저 경쟁력의 핵심을 기업에서 찾는다.가렐리는 현대적 기업 모델로 글로벌 시대에 맞는 확대 기업 모델을 강조하면서 이를 자세히 설명한다.특히 아웃소싱(또는 역외 아웃소싱)을 어떠한 방식으로 얼마만큼 해야 할지에 대한 부분은 논리적이면서도 재미있다.저자의 논조는 뚜렷하다.그는 해외 아웃소싱에 대해 "시장이라는 전쟁터에서 영원한 동지는 없다"고 말한다.결국 우리는 지금 전쟁터에 있는 것이다.

이어 개인의 경쟁력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하고 있다.개인의 경쟁력과 고용의 애증 관계에 관하여 원론적인 설명은 잘 되어 있으나,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실업이나 비정규직 문제 등-에 대한 저자만의 구체적인 대안이 없는 것은 조금 아쉽다.

하지만 앵글로색슨 모델과 유럽 모델의 절충형인 제3의 모델,즉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근로자를 안고 가라고 강요하지는 않지만,구조조정을 하더라도 사회적 책임감을 적극적으로 발휘하는 것"이라는 그의 견해는 '경쟁'이 단지 이기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한다.

이 책은 특히 오늘날 가치체계의 변화에 주목하는데 근로자 또는 국가를 호랑이,고양이,곰의 세 동물 모델을 응용한 것이 특이하면서도 적절하다.활동적인 호랑이는 젊은 직장인.주 60시간 일하며 혼신을 다한다.어느 정도 지나 균형 잡힌 고양이로 바뀌면 무조건적으로 회사에 충성하지 않는다.후반부에 접어들어 곰으로 변하면 자신의 인생을 가장 중시한다.당신은 어떤 동물인가?

마지막으로 독자들에 대한 보너스로 '이기는 경쟁습관 8가지'를 소개하면서 흥미를 불러일으킨다.성공과 실패의 사례까지 들어 독자들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론적 지식과 지적 능력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뛰어난 경영이라는 능력을 경쟁력으로,자원을 결실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344쪽,1만4000원.

이진 건국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