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페이퍼가 국내 유일의 동해펄프를 사실상 인수함에 따라 향후 국내 제지업계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무림페이퍼는 지난해 말 동해펄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공장을 증설,펄프와 제지의 수직계열화를 이뤄 국내 1위 업체로 올라서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쟁 업체들의 '보이지 않는' 견제도 예상된다.

1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무림이 동해펄프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공장을 잇달아 증설하고 있는 중국의 공세에 대응,국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무림이 동해펄프 인수에 회사의 명운을 걸었을 정도"라고 전했다.

업계는 무림의 이 같은 도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무림은 우선 2010년까지 총 4000억원을 투자해 연산 50만t 규모의 펄프와 제지의 일관화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존 50만t을 포함,단일회사로 연산 100만t의 인쇄용지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포석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연산 70만t 생산능력의 한솔제지를 제치고 국내 1위는 물론 세계적인 제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림이 제품을 대량으로 쏟아내면 공급 과잉이 심화되는 데다 다른 업체들은 가격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어 경쟁업체들의 견제가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업체들이 무림으로부터 펄프 구매를 기피할 수도 있다"며 "결국 무림으로서는 펄프의 판로 문제 등에 직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무림 관계자는 "국내 경쟁 업체들과 충분한 협조관계를 유지하겠다"며 "증설된 공장에서 생산되는 인쇄용지는 대부분 수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