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나 카르타(Magna Carta,大憲章)'가 화제다.

원본(1297년 필사본) 중 하나가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2132만달러(약 200억원)에 낙찰됐다고 하는가 하면 이를 계기로 영국 옥스퍼드대학 도서관에선 사상 처음 1217년판 3부와 1225년판 1부 등 원본 4부를 공개했다고도 한다.

마그나 카르타는 1215년 6월15일 영국 존왕이 템즈강변 러니미드 초원에서 귀족들이 요구한 문서에 날인함으로써 탄생됐다.

사자왕 리처드 1세의 뒤를 이어 즉위한 존왕의 계속된 폭정 및 과도한 징세를 참다 못한 귀족들이 힘을 모아 왕이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성문화한 것이었다.

처음 내용은 교회의 자유,귀족 및 상인의 재산권과 교역권 보장,사법제도 개혁,지방관리의 직권 남용 방지,왕실의 행동 제한,왕의 외국인 용병 해산,왕의 헌장 위반시 대응책 등이었다.

그러나 수 차례 개정된 끝에 1225년 오늘의 대헌장이 나왔고 이는 1297년 에드워드 1세에 의해 공포됐다.

당초엔 귀족을 비롯한 일부 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점차 모든 국민의 권익 보장문서로 바뀌었다.

특히 17세기 초 에드워드 코크(Edward Coke)가 대헌장을 영국법의 근간으로 간주,군주라 할지라도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박탈할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사유재산권과 인신 보호의 움직일 수 없는 전거(典據)가 됐다.

무분별한 과세를 제한한 12조와 '합법적 재판 없이 누구도 체포 감금 추방되지 않고 재산을 몰수당하지 않는다'는 39조는 '권리청원(1628)'과 '권리장전(1689)'은 물론 미국 연방 수정헌법 5조(누구도 법 절차에 의하지 않고 생명 자유,재산을 박탈당하지 아니한다)에 고스란히 인용됐다.

대헌장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조항은 41조의 자유로운 상업활동 보장이다.

어쩌면 산업화와 더불어 상인들의 활동이 국부를 움직인 당시 영국 상황과 무관하지 않을지 모른다.

하필 요즈음 개인의 자유와 재산권,상업활동을 보장한 마그나 카르타가 화두로 떠오른 이유는 알 길 없다.

참 오묘하다고나 할까.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