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로 신노사 문화의 모범생으로 꼽히던 현대중공업 노조가 회사 측에 추가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나서 파장이 일고 있다.

사측은 노조 집행부의 교섭 요구에 대해 "원칙을 무시한 '떼쓰기'"라며 일단 거부했다. 성과급은 임단협에서 이미 합의된 사항인 만큼 재교섭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하지만 노조는 추가 성과급은 노조원의 염원을 담은 대표적 공약사항이라며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 6일 출범한 17대 노조집행부(위원장 오종쇄)는 18일 조선업계가 전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고 회사도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연말 추가 성과급 지급과 관련,회사 측에 특별교섭을 요구하게 됐다고 밝혔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이전 집행부가 합의했던 최소 성과급 368%(기본급 기준)에 올해 사상 최고 경영실적을 반영해 50~100%의 추가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그러나 "이미 지난 7월 노사 간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조인식까지 마친 상황에서 추가 성과급을 위한 특별교섭을 갖는 것은 임금 재협상과 마찬가지"라며 노조 측의 교섭 제의를 사실상 거부했다.

회사 측 관계자는 "노조의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현대중공업그룹 내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을 비롯,다른 조선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신임 노조위원장의 대표적인 공약사항임을 들어 쉽게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종쇄 위원장은 지난 10월 실시된 위원장 선거에서 연말 추가 성과급 지급을 위해 회사 측과 교섭에 나서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오 위원장은 "노사가 조합원과 지역사회로부터 더욱 믿음과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조합원들의 염원인 추가 성과급에 대해 머리를 맞대 협의를 해야 하고 납득할 만한 성과물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 측은 노조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여전히 수용불가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새 노조 집행부 출발부터 노사 간 미묘한 갈등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오 노조위원장이 지난 6일 취임 인사를 통해 내년에도 14년 연속 무쟁의를 실현할 것을 조합원들에게 약속했고,현대중공업이 노사화합의 대표적 사업장으로 정착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성과급 지급 문제가 심각한 노사갈등을 불러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울산=하인식/송대섭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