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로 본 부동산] 외국자본 "빌딩매입 소문내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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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분당에서 1000억원대 오피스빌딩을 매각한 중견 건설업체 A사는 정식 계약 전에 매수자인 외국계 투자펀드로부터 이색적인 요청을 받았다.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까지는 절대 신분을 노출하지 말아달라는 내용이었다.
한국의 반(反)외국자본 정서를 자극하기 싫다는 것이 이유였다.
A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 입장에서는 국적에 관계없이 가격을 높게 제시하는 곳에 파는 것이 중요한 만큼 요청을 수용했지만,외국계 자본이 한국의 반외자 정서를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했다"고 말했다.
A사는 이 외국계 펀드의 요청으로 매각이 완료된 지금도 정체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현재 매각이 추진 중인 서울 강남역 인근의 G빌딩도 사정이 비슷하다.
빌딩을 매입할 것이 유력한 외국계 펀드가 외국자본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는 것이 관련업체의 설명이다.
오피스업계에서는 대우센터빌딩처럼 거래가 수면 위로 드러나는 경우가 아닌 한 거의 모든 외국자본이 빌딩을 매입할 때 익명을 요구하는 것이 관행이 됐다고 전한다.
오피스 중개업계의 한 관계자는 "나중에 가면 어떤 빌딩이 누구에게 팔렸는지 노출되지만 외국계 펀드나 리츠사들은 최소한 계약 전까지는 철저하게 자신의 정체를 비밀에 부치려고 한다"며 "외국계 자본이 들어와 빌딩을 매입한다는 것이 공론화되면 득이 될 게 없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외국계 자본들은 소리 소문없이 덩치가 큰 오피스를 중심으로 매입해 국내 빌딩의 외국계 소유비율은 10%에 육박하고 있다.
부동산 중개 업체인 맵리얼티가 연면적 1만㎡ 이상 서울시내 주요 대형 빌딩 2056개의 소유주를 조사한 결과 9월 말 현재 외국계 소유 비율은 9.4%(전체 면적 기준 대비)로 나타나 지난해 말(8.9%)보다 0.5%포인트 높아졌다.
3분기만 해도 모건스탠리가 대우센터빌딩과 분당 삼성플라자를 매입했고,미국계 펀드인 GERE도 강남 트리스빌딩 및 분당 초림빌딩을 샀다.
최근 들어 국내 자본들이 오피스 매입에 적극 나서면서 외국계 자본 움직임은 주춤해졌지만 여전히 주요 빌딩에 대해서는 관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펀드나 리츠사들이 빌딩 가격을 높이고 있다는 인식이 강한데다 속성상 높은 수익률을 지향하기 때문에 임대료를 크게 올릴 소지가 많다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아 이들이 몸을 숨기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까지는 절대 신분을 노출하지 말아달라는 내용이었다.
한국의 반(反)외국자본 정서를 자극하기 싫다는 것이 이유였다.
A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 입장에서는 국적에 관계없이 가격을 높게 제시하는 곳에 파는 것이 중요한 만큼 요청을 수용했지만,외국계 자본이 한국의 반외자 정서를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했다"고 말했다.
A사는 이 외국계 펀드의 요청으로 매각이 완료된 지금도 정체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현재 매각이 추진 중인 서울 강남역 인근의 G빌딩도 사정이 비슷하다.
빌딩을 매입할 것이 유력한 외국계 펀드가 외국자본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는 것이 관련업체의 설명이다.
오피스업계에서는 대우센터빌딩처럼 거래가 수면 위로 드러나는 경우가 아닌 한 거의 모든 외국자본이 빌딩을 매입할 때 익명을 요구하는 것이 관행이 됐다고 전한다.
오피스 중개업계의 한 관계자는 "나중에 가면 어떤 빌딩이 누구에게 팔렸는지 노출되지만 외국계 펀드나 리츠사들은 최소한 계약 전까지는 철저하게 자신의 정체를 비밀에 부치려고 한다"며 "외국계 자본이 들어와 빌딩을 매입한다는 것이 공론화되면 득이 될 게 없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외국계 자본들은 소리 소문없이 덩치가 큰 오피스를 중심으로 매입해 국내 빌딩의 외국계 소유비율은 10%에 육박하고 있다.
부동산 중개 업체인 맵리얼티가 연면적 1만㎡ 이상 서울시내 주요 대형 빌딩 2056개의 소유주를 조사한 결과 9월 말 현재 외국계 소유 비율은 9.4%(전체 면적 기준 대비)로 나타나 지난해 말(8.9%)보다 0.5%포인트 높아졌다.
3분기만 해도 모건스탠리가 대우센터빌딩과 분당 삼성플라자를 매입했고,미국계 펀드인 GERE도 강남 트리스빌딩 및 분당 초림빌딩을 샀다.
최근 들어 국내 자본들이 오피스 매입에 적극 나서면서 외국계 자본 움직임은 주춤해졌지만 여전히 주요 빌딩에 대해서는 관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펀드나 리츠사들이 빌딩 가격을 높이고 있다는 인식이 강한데다 속성상 높은 수익률을 지향하기 때문에 임대료를 크게 올릴 소지가 많다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아 이들이 몸을 숨기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