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색즉시공2'에서 수영부 퀸카 역 열연

재능을 가진 친구를 질투하던 노력파 여고생(영화 '여고괴담3-여우계단')은 어느 날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발레리나(드라마 '궁')로 찾아왔다.

그러더니 다시 참하면서도 강인한 예소야 아씨(드라마 '주몽')가 됐고, 이번에는 '풍기문란한 영화이니 애들은 가라'고 외치는 코미디 '색즉시공 시즌2'의 수영부 여대생으로 돌아왔다.

'색즉시공 시즌2'는 전편인 '색즉시공'이 한국형 섹시 코미디의 원조가 된 탓에 여느 시리즈물보다도 더욱 전편에 큰 빚을 지고 출발하게 됐다.

그래서인지 이번 영화는 줄거리나 인물이나 전편과 최대한 비슷한 수를 대입하는 편을 택하고 있다.

1편의 여주인공 하지원은 섹시하고 터프한 여대생 역할로 흥행배우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2편에서 하지원을 대신해 출연한 그녀는 대체물에 불과하지는 않았을까.

"1편의 하지원 선배가 맡았던 은효는 제가 연기한 경아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에요.

은효가 멋있고 시원시원한 여자라면, 경아는 퀸카로 불리기는 하지만 수수하고 털털하고 덤벙대기도 하는 왈가닥이죠."

송지효의 설명대로 공중화장실에 앉아 순진한 남자친구 은식(임창정)에게 화장지 심부름을 시키고 변태로 오인 받아 곤경에 처한 그를 슬쩍 외면하는 경아는 전편의 하지원보다는 오히려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을 닮아 있다.

"드라마 '주몽' 이후 쉬고 있을 때 (소속사)사무실에서 시나리오를 보고 별 생각 없이 읽었는데, 경아 역이 꼭 하고 싶어졌어요.

코미디지만 드라마 부분이 강하고, 가벼운 영화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점이 좋았죠."

그렇더라도 올해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의 '국민 드라마'였던 '주몽'에서 전사인 남편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여성스러운 역할로 사랑을 받았던 그에게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터.

"예소야 아씨로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으니 그 이미지를 그대로 끌고 갔다면 저한테는 훨씬 이득이었겠죠. 하지만 전 아직 신인이니까 새로운 역할에 도전해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워낙 호기심이 많고 도전정신이 강하거든요(웃음)."

이번 영화에서의 새로운 도전은 다름 아닌 수영이다.

그는 "어머니가 수영 국가대표 상비군이었고 고향도 포항 바닷가라 어렸을 때부터 물을 좋아했지만 수영을 썩 잘하는 것은 아니었다"며 수영 연습에 매진했다고 설명했다.

"두 달 동안 매일매일 하루 3시간씩 수영 연습을 했어요.

또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수영 장면이 자주 나오는 이화선ㆍ신이ㆍ유채영 씨와 저까지 4명이 다짐을 했답니다.

다이어트도 하고 몸매 관리도 잘 해보자고요.

세 분은 성공하셨는데 저는 막판에 체력이 달려서 어려움을 겪었죠."
그에게 꼭 해보고 싶은 역할을 묻자 "할리우드 '미녀 삼총사' 같은 정말 시원한 액션영화의 주인공"이라고 대답했다.

또 송지효는 대화 도중 "저는 아직 신인이니까"란 말을 자주 입에 올렸다.

데뷔 5년차에 계속 주연급으로 연기하고 있는데도 아직도 스스로 신인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

"그럼요.

저 아직 작품 몇 편 안 했는걸요.

아직 멀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연기자를 꿈꿔 온 것도 아니고 어느 날 갑자기 길거리 캐스팅으로 연기에 입문하게 됐지만 할수록 재미있고 매력적인 일인 것 같아요."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