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시장의 혼란은 29일에도 거듭됐다.

거래가 시작되자 국채선물 시장에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전날의 시중금리 폭등 현상(채권값 하락)이 이어졌다.

한국은행의 "1조5000억원의 자금을 채권 시장에 풀겠다"는 발표와 김석동 재정경제부 제1차관의 "상황이 악화되면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발언은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전날 JP모건 등 외국계 은행의 손절매성 국채선물 투매로 촉발된 매물 폭주 현상은 이날도 여전했다.

은행들은 장 시작 10분 만에 3000계약이 넘는 국채 선물을 쏟아내면서 이날 모두 1만453계약을 내다팔았다.

금리 파생상품 거래와 연계된 손절매성 매도였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극도의 불안감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 0.24%포인트 급등한 데 이어 0.10%포인트 오르며 연 6.03%까지 치솟았다.

5년물 금리도 0.09%포인트 오른 6.09%를 기록했다.

이틀 새 0.34%포인트씩 폭등한 것이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기준 금리가 되는 3개월(91일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5.58%로 0.03%포인트 오르며 상승 행진을 이어갔다.

이달들어 0.23%포인트나 오른 것이다.

한은은 30일 채권시장에 개입,국고채 1조5000억원을 매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무덤덤했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최근 시장 불안을 고려해 내년 초로 예정된 국고채권 매입 시기를 앞당긴 것"이라며 "매입 규모를 평상시보다 확대했는데도 시장의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오창섭 연구원은 "한은의 국고채 매입이 단기적으로는 채권시장 안정에 도움을 줄 수는 있겠지만 꼬일대로 꼬여 있는 시장의 수급 상황이 풀리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스피 지수는 42.87포인트 오른 1877.56,코스닥 지수는 11.38포인트 오른 734.92를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은 2원70전 떨어진 928원70전으로 마감됐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