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161.7㎡(49평형)에 사는 김모씨(60)는 올해 종합부동산세 334만원을 내야 한다.지난해 말 14억원대를 호가했던 아파트 시세가 지금은 12억원까지 떨어졌지만 납부할 종부세는 지난해 154만원보다 2배 남짓 늘었다.매년 1월1일을 기준으로 산정된 공시가격이 지난해 8억8100만원에서 올해는 10억4800만원으로 급등한 데다 과표적용률이 70%에서 80%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국세청이 29일 확정 발표한 올해 종부세 신고안내 자료에 따르면 개인주택분 종부세 대상자와 세액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연초부터 전국적으로 집값이 하락해온 점을 감안하면 올해 주택분 종부세 납부 대상자들의 대부분은 '시세는 내렸는데도 세금은 더 내야 하는' 처지가 된 셈이다.

기존 납부자의 경우 대부분 세액이 2배 이상 뛰었고 양천구 목동과 평촌 등에서는 단지에 따라 5배 이상 급등한 곳도 속출했다.

목동 현대하이페리온 204.6㎡(62평형)는 지난해 7억2700만원이던 공시가격이 올해 10억7200만원으로 오르면서 종부세액도 67만원에서 386만원으로 5.5배 급등했다.

평촌 목련 신동아 181.5㎡(55평형)의 종부세는 11만원에서 76만원으로 6배나 올랐다.

올해 개인 최고 납부액은 52억원이었고 법인은 405억원이었다.


◆대상자.세액 왜 늘었나

올해 주택분 납세자가 14만2000명(59.4%) 늘어난 것은 주택 공시가격이 대폭 인상된 영향이 컸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월1일 기준 공시가격은 전국 평균 22.8% 올랐다.특히 개인 종부세 대상자의 절반이 몰려 있는 서울의 강남 서초 송파 등 3개구와 목동과 분당이 위치한 서울 양천과 경기 성남의 상승률은 27.8~47.3%나 됐다.

종부세 세액을 계산할 때 사용되는 과표적용률이 지난해 70%에서 올해 80%로 높아진 점도 납부자들의 부담을 늘게 했다.공시가격이 10억원일 경우 작년엔 6억원을 초과하는 4억원에 70%를 곱해 종부세를 산정했지만 올해는 80%를 곱해 세금이 늘어나게 됐다.


◆1주택 납부자 2배 늘어

전체 종부세 대상 가운데 주 관심 대상은 개인 주택분 37만9000명이다.전국 가구수(1855만가구)의 2.0%가 종부세를 내는 셈이다.

이들 가운데 1주택자 비율은 38.7%(14만7000명)로 지난해 28.7%(6만8000명)보다 높아졌다.이어 집을 두 채 소유한 사람이 29.5%(11만2000명),3채 10.5%(4만명),4채 5.2%(1만9000명) 순이었다.집을 다섯 채 이상 보유한 대상자도 6만1000명(16.1%)이나 됐다.

신고 대상 인원의 시·군·구별 분포를 보면 여전히 서울의 강남이 5만9000명으로 가장 많았고,서초(4만2000명),성남(3만6000명),송파(3만4000명),용인(2만명) 등의 순이었다.특히 지난해 주택가격이 타 지역보다 급등했던 목동과 일산 신도시가 포함된 양천과 고양의 경우 올해 종부세 납부 대상자가 각각 1만7000가구,1만500가구로 작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집값 내리면 종부세도 내릴까

주택가격이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년 종부세 납부액이 올해에 비해 떨어질지는 의문이다.올해 80%인 과표적용률이 내년엔 90%,2009년엔 100%로 단계적으로 높아진다.

공시가격이 동일하다고 가정할 경우 공시가격 10억원인 주택 소유자는 올해 260만원을 내야 하지만 내년엔 295만원,2009년엔 330만원을 종부세로 부담하게 된다.국세청은 그러나 집값이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내려온 만큼 내년 과표적용률이 10%포인트 상승하더라도 공시가격이 4.3~7.8% 하락한다면 납세자들의 세부담은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