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증시가 동반 조정 양상을 보이면서 안전자산의 편입 비중을 높인 혼합형펀드가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이 고객들의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상품전략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또 증시가 급락하면서 공격적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성장형펀드보다는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가치·배당형 펀드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위험 관리 나선 해외 펀드

최근 자산운용사들이 내놓고 있는 해외 펀드는 안정적인 운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KB자산운용이 22일 국민은행을 통해 판매에 들어간 'KB베트남포커스혼합형펀드'는 베트남 증시에 상장된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KB운용 관계자는 "이 상품은 유동성 확보와 투자 위험 최소화를 위해 상장 주식과 상장이 확정된 우량 국영기업에만 투자하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하나UBS자산운용은 26일부터 글로벌 주식과 채권에 분산투자하는 '하나UBS글로벌포트폴리오' 펀드를 판매한다.


안정형과 성장형 두 상품으로 구성되며 안정형의 경우 자산의 절반 이상을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나UBS운용 측은 "펀드 자산의 60∼70% 이상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이 예상되는 글로벌 상품으로 운용하는 것이 투자의 정석"이라고 말했다.

이머징 펀드의 경우에도 최근 증시 조정으로 개별 국가 상품보다는 투자지역을 혼합한 펀드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 슈로더운용의 '브릭스펀드' 3종류로 1조75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반면 중국펀드인 '봉쥬르차이나주식1'은 설정액이 557억원 감소했다.

한편 글로벌 증시 약세로 해외 펀드 설정액 증가 추세는 한풀 꺾였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하루평균 3433억원에 달했던 해외 펀드 설정액 증가액은 이달 들어 1918억원으로 둔화됐다.

특히 지난 20일의 경우 증가액이 930억원에 그쳐 이달 들어 처음으로 하루 유입액이 1000억원을 밑돌았다.

◆배당·가치주펀드 선전

이달 들어 20일까지 배당·가치주 펀드들은 시장 대비 절반 수준의 하락에 그치고 있다.

이 기간에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국내 주식형펀드는 '프런티어장기배당주식1'로 하락률은 2.41%에 그쳤다.

또 '한국밸류10년투자연금주식1''세이고배당밸런스드60주식혼합형''신영밸류고배당주식''프런티어배당한아름주식클래스1' 등 가치 배당형 펀드들이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었다.

이 기간에 코스피지수는 9.33% 하락했지만 이들 펀드는 -3∼-5%로 선방했다.

반면 그동안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냈던 성장형펀드는 맥을 못 추고 있다.

'삼성우량주장기클래스A'는 -15.89%,'미래에셋3억만들기솔로몬주식1(C-A)''푸르덴셜나폴레옹정통액티브주식1''삼성당신을위한리서치주식종류형1A클래스' 등 대형 펀드들의 수익률도 -12∼-13%로 시장 평균보다 하락폭이 훨씬 컸다.

권정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조정장이 길어지고 있는 데다 연말이어서 배당·가치주 펀드가 더 주목받고 있다"며 "자금도 배당형펀드로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태완/박해영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