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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800원의 신화를 만들어 낸 기업"

자체 의류 브랜드 '잭필드'로 유명한 (주)코리아홈쇼핑(대표 박인규 www.koreahs.co.kr)의 마케팅 성공사례를 설명할 때 항상 따라 붙는 수식어다.

1999년 '잭필드'를 론칭한 (주)코리아홈쇼핑은 업계 최초로 '후불제 판매방식'을 도입, 지금까지 인포머셜(정보성 광고) 홈쇼핑 업계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사업 초기 신사바지 3종 세트를 39,800원에 묶어 후불제로 판매하는 마케팅 방식은 '발상의 전환' 그 자체였다.

광고도 놀라웠다.

4분, 8분으로 나뉜 잭필드 광고는 여러 케이블 방송 채널을 넘나들며 소비자들의 뇌리에 강하게 인식됐다.

시장 반응은 즉각 나타났다.

2001년 첫 방송을 탄 '잭필드'는 지금까지 모두 800만장 이상 판매되며 의류업계에서 기적에 가까운 판매 수치를 남겼다.

매출도 최근 5년간 급성장했다.

작년 매출 807억7700만 원, 영업이익 45억9600만 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매출 850억 원과 영업이익 71억 원을 예상하고 있다.

성공 비결을 묻는 질문을 받은 박인규 대표의 대답은 미국의 '월마트' 사례였다.

"1불로 2불처럼 쓰자는 것, 고객에 바탕을 둔 월마트의 실험정신을 벤치마킹한 것이 적중했어요.

무엇보다 단순히 가격파괴로 소비자의 지갑을 유혹했다면 이런 지속적인 성장이 불가능했겠죠. 소비자에게 먼저 신뢰를 보여준 것이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삼성물산 해외영업 파트에서 약 8년간 근무한 박 대표는 홈쇼핑시장이 정착한 미국 출장 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제조와 유통을 접목하면 재고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선 것. 그러나 막상 후불제를 처음 도입했을 때는 박 대표 또한 내심 불안했다.

하지만 가격 경쟁력에 대한 자신이 있었다.

중국에서 직접 생산해 제품의 유통 마진을 없앤 '착한' 가격으로 승부하면 소비자도 그 진심을 알아 줄 것이라고 믿었다.

실제로 (주)코리아홈쇼핑은 반품률이 15~17% 대로 경쟁업체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다.

(주)코리아홈쇼핑은 지금 또 다른 '신화'를 쓰고 있다.

인포머셜 TV 홈쇼핑을 통해 구축한 역량을 바탕으로 중견 '종합유통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석이다.

박 대표는 "현재 인포머셜 사업 비중을 줄이고 있지만, 그 사업을 통해 얻게 된 가장 큰 선물은 고객 데이터"라고 설명한다.

600만 명이 넘는 구매고객의 DB와 650석 규모의 콜센터를 확보한 (주)코리아홈쇼핑은 카탈로그 쇼핑, 인터넷 쇼핑 등의 사업에서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콜센터를 이용한 보험영업대리점 사업에 진출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 약 20%를 여기서 거두는 등 무형상품의 판매도 강화하고 있다.

(주)코리아홈쇼핑은 최근 중국 홈쇼핑 진출에 집중하고 있다.

광주, 상해, 위해 등 중국 3개 지역에 둔 지사를 기반으로 시장 리서치를 진행 중이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15년 늦은 94년에 홈쇼핑이 처음 도입됐다"며 "중국 또한 우리보다 15년 늦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에 진출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나름 대로 평가했다.

그는 또 "사업은 물건을 파는 것보다 사람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충성도 높은 직원들이 옆에 있었기에 오늘날의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고 공을 직원들에게 돌렸다.

양승현 기자 yang나@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