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업계의 양대 산맥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또 한번 대격돌을 벌인다.

수입차 업계의 가격 인하 바람을 타고 4000만원대 프리미엄 준중형차 부문에서 불꽃 튀는 맞대결을 펼치게 된 것.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 22일 출시한 뉴 C클래스 가격을 기존에 비해 1000만원 이상 내렸다.

이에 맞서 BMW코리아는 경쟁 차종인 320i의 저가형 모델을 출시했다.

◆가격 내린 벤츠

벤츠코리아가 새롭게 선보인 뉴 C클래스는 기존의 3세대 모델에 비해 최고출력이 21마력 높아지고 길이,너비,높이가 각각 60㎜,40㎜,25㎜ 늘어났다.

벤츠의 최첨단 안전 장치인 프리세이프(Pre-Safe) 시스템을 적용해 안전성이 향상됐고 한글 내비게이션을 장착,운전이 편리해졌다는 게 벤츠코리아 측의 설명이다.

가격은 기존 모델보다 1050만원이나 떨어진 469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1200만원이 넘던 벤츠 C200K와 BMW 320i의 가격 차이는 단번에 17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다분히 국내 프리미엄 준중형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점하고 있는 BMW 3시리즈를 겨냥한 가격 정책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그간 벤츠는 자사의 S클래스와 BMW의 7시리즈가 맞붙는 1억원 이상의 최고급 승용차 부문에서는 독보적인 지위를 점해 왔지만 벤츠 C클래스와 BMW 3시리즈 간 프리미엄 준중형 대결에서는 열세를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뉴 C클래스는 벤츠 특유의 안정된 승차감과 고급스러움은 유지한 채 3시리즈 못지않은 '달리는 맛'이 더해진 게 특징"이라며 "가격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만큼 국내 프리미엄 준중형차 시장의 판도를 바꾸어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성에 돌입한 BMW

BMW코리아는 일단 C클래스의 가격 인하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3시리즈가 한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BMW 전체 판매량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베스트셀링카이기 때문에 설령 C클래스 출시 이후 판매량이 줄어든다 해도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3시리즈는 올 들어 10월까지 1679대가 팔려 163대가 판매되는 데 그친 C클래스를 압도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3시리즈 가격을 내리는 등 지키기 작전에 들어갔다.

이 업체는 지난 7일 320i보다 340만원 저렴한 4180만원에 320i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였다.

C클래스 가격 인하 소식이 알려지자 성능은 유지한 채 크루즈컨트롤,눈부심 방지 룸미러 등 고객 선호도가 낮은 일부 옵션을 뺀 실속형 모델을 출시,C클래스와의 가격 격차를 다시 500만원 이상으로 벌려 놓은 것.BMW코리아 관계자는 "C클래스 가격 인하에 대응해 3시리즈 가격을 추가로 내리거나 프로모션을 확대할 계획은 아직 없다"며 "젊은 고객층을 상대로 3시리즈 고유의 브랜드 이미지를 알리기 위한 마케팅 활동을 꾸준히 전개,우위를 지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