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심리 불안과 변동성 확대 속에 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3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1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등락을 거듭한 끝에 상승 마감하긴 했지만 시장을 둘러싼 여건이 여전히 부정적인데다, 주요 투자주체들도 몸을 사리고 있어 국내 증시 전망 역시 가늠하기가 힘들다.

이를 반영하듯 19일 코스피 지수는 보합권에서 오르락 내리락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 초반엔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후반 들어서는 기술적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그 전에 확인해야 할 지표들이 많아 섣불리 예단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먼저 미국의 경우 이번주 NAHB 주택시장지수와 주택착공 등 주택관련 지표들의 발표가 예정돼 있고, 컨퍼런스보드의 경기선행지수,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 등도 공개된다.

이들 지표 대부분이 그다지 좋지 못한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경기 둔화 우려가 고조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높여줄 수 있는데, 21일(현지시간) 발표되는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의 내용이 이를 뒷받침해줄 경우엔 시장의 안정을 기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서울증권은 "FOMC 회의록 공개가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를 떨어뜨리며 시장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금융시장의 불안과 달리 미국의 경제 지표가 우려만큼 나쁘지는 않은 상황이며, 신용 스프레드 역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악재들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SK증권은 "美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 휴일을 앞두고 기관들이 포지션 정리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미국 증시가 추가 하락할 위험도 존재한다"면서 "추수감사절 연휴가 11~12월 쇼핑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라는 점에서 실적 여부에 따라 미국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증권사는 이번주엔 핵심 해외변수가 미국에서 중국으로 이동할 수 있다며 이에 대비할 것을 권고했다.

중국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홍콩 직접투자 연기 후유증이 겹치면서 최근 중국과 홍콩 증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18일 중국 정부가 내년부터 주식양도소득 신고를 의무화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새로운 악재로 추가되고 있는 모습이다.

SK증권은 "중국 금융당국이 당장 주가 차익에 대한 과세를 실시하진 않겠지만, 이를 언급한 것만으로도 취약한 투자심리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추가 긴축 여부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10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0년내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지난 9일 있었던 지준율 인상의 후속 조치로 금리인상이 이루어질 것이란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대신증권 성진경 연구원은 "중국 정책당국은 금리인상의 필요성보다 금리인상의 폭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면서 "이번 금리인상이 이전과 비슷한 수준에서 단행될 경우 불확실성 해소로 중국 증시는 오히려 큰 폭의 상승세를 구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금리인상폭이 커질 경우 공세적인 긴축 정책에 대한 우려가 증폭돼 금융 시장이 혼란에 빠져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인플레 기대심리를 억제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中 인민은행 총재의 발언 등이 금리인상을 앞둔 사전 정지작업으로 파악된다면서, 이번주 국내 증시의 방향성도 중국의 긴축 강도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동부증권은 이 밖에도 영국의 금리인하 여부 등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지난 두달간 지속적인 금리인하를 통해 글로벌 금융 시장의 안정을 도모했다면 다음 차례는 영국일 가능성이 높다눈 곳,

동부증권은 영국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도 2%를 약간 상회하고 있어 금리인하를 기대하기에 무리가 없는 환경이라고 지적.

미국에 이은 영국의 금리인하는 서브프라임 충격으로 촉발된 선진경제의 연착륙 기대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증시에는 긍정적일 수 있다고 이 증권사는 밝혔다.

이렇게 호재와 악재들이 교차되는 가운데 이번주 증시는 기술적 반등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전문가들 사이에 우세한 듯하다. 이들은 대체로 대부분의 악재들이 반영돼 있는데다 주요 종목들의 낙폭이 과도하다는 점, 코스피 지수가 1900선에서 의미있고 신뢰성 높은 심리적 지지선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 등을 반등 가능성의 이유로 제시한다.

주 중반까지 이 변수들을 점검해가면서 지난 10월 이후 세차례에 걸쳐 이루어지고 있는 코스피 1900선에 대한 지지력 확인 과정을 확인한 후 점차 반등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란 설명이다.

그렇지만 잠재적 악재들이 여전히 곳곳에 남아 있는 상황이어서, 국내 증시가 기대처럼 반등해 줄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