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을 강조하는 국부펀드의 등장으로 미 달러화 가치가 급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달러화 급락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 대비한 위험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금융연구원 박해식 연구위원은 18일 `미 달러화 위상의 약화요인과 대응방안' 보고서를 통해 "올들어 미 달러화의 위상 약화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며 "이는 올해 발생한 글로벌 금융불안이 가장 안전한 투자처로 인식되던 미국 금융시장에서 촉발되면서 미 달러화에 대한 신뢰도 약화에 따른 달러화의 급락 가능성이 과거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들 사이에 미 달러화가 더 이상 안전자산이 아니라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될 경우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로 인해 해외로 유출된 미 달러화가 외국인의 미 달러화 자산 매입을 통해 미국으로 다시 유입되는 달러화 리사이클링(dollar recycling) 구조가 와해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 연구위원은 "이에 더해 수익성을 강조하는 국부펀드가 가세하면서 미 달러화 자산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며 "국부펀드 설립이 확대되면서 국제자본의 흐름이 미 달러화 자산에서 비(非) 달러화 자산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위원은 "국부펀드의 자산규모가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며 "그러나 성장잠재력이 크고 민간자금의 군집행위를 촉발할 수 있기 때문에 미 달러화의 위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부펀드의 자산규모는 최저 1조5천억달러에서 최고 3조4천억달러로 추정되고 있어 전세계 은행자산 63조5천억달러의 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은 2012년 10조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 연구위원은 "국내 금융기관과 기업들은 위험관리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며 "정책당국도 미 달러화 급락과 이에 따른 위상 추락에 대비해 기업들의 결제통화 다변화 뿐만 아니라 외환보유액의 통화다변화, 아시아 통화통합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연구원 여은정 연구위원은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의 불안 요인 점검' 보고서에서 "달러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엔화 가치 상승이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가속화시켜 글로벌 증시의 추가하락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금융시장 불안요인들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재조정과 신흥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