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 문제가 국제적인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증권선물거래소(KRX)가 탄소배출권 시장 개설을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14일 거래소는 탄소배출권을 거래하기 위한 탄소거래소 설립을 추진하기로 하고, 준비단을 설치하는 등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전날 산하에 이광수 경영지원본부 본부장보를 단장으로 지배구조 및 조직, 관계법, 청산결제 및 선물제도 분야 전문가 6명으로 구성된 '탄소시장개설 준비단'을 발족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해외 탄소배출권 거래의 대부분이 선물 거래인데다 실제 수요자와 공급자 간의 현물 거래 만으로는 시장을 활성화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금융기관과 일반투자자들 참여할 수 있는 형태로 시장을 조성하기로 했다"며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는 2009년 이후 탄소배출권을 이용한 파생상품 개발이 가능해짐에 따라 현.선물 연계거래를 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본, 홍콩, 뉴질랜드 등 인근 국가 증권선물거래소들이 탄소거래소 설립을 추진하고 중국도 유엔과 함께 설립을 검토 중에 있다"며 "이런 가운데 이산화탄소 배출 규모가 세계 10위인 한국도 동북아 탄소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력 있는 거래소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탄소거래소 설립과 관련된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거래소는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거래소는 내달 초 '탄소배출권 거래소 개설방향 및 시장활성화'를 주제로 한 전문가 초청 세미나를 계획하는 등 폭넓게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작업도 병행할 예정이다.

현재 전 세계 탄소거래는 80%가 영국 유럽기후거래소(ECX)를 비롯한 유럽지역 거래소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기후협약에서 탈퇴한 미국은 시카고기후거래소(CCX) 외에 NYSE 유로넥스트가 2008년 초 탄소거래소 개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12~17일 열리는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총회에서는 2012년 만료되는 교토의정서의 후속 대책으로 국제 사회의 새로운 온실가스 규제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교토의정서 체결시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돼 온실가스 감축의무는 없지만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등) 배출량이나 증가율을 감안할 때 2013년부터 의무 대상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