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이동통신 시장을 뿌리째 흔들려고 한다''검색광고 사업을 이동통신으로 확대하려는 시도다''내년 하반기에 구글폰이 나오면 휴대폰 시장에도 큰 변화가 올 것이다'.

구글이 5일(현지시간) '공개 휴대폰 동맹(OHA:Open Handset Alliance)'과 개방형 휴대폰 플랫폼 '안드로이드'를 공개하자 외신은 이런 반응을 보였다.

국내 휴대폰,이동통신,인터넷 업계 등도 구글 주도의 동맹이 가져올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구글이 공개한 '안드로이드'는 휴대폰 운영체제(OS)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모바일'과 노키아 '심비안'에 타격을 줄 것이란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관련 업계는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구글폰'(또는 G폰)을 내놓는 것이 구글의 목표가 아니라고 말한다.

검색광고로 인터넷 세상을 제패한 구글이 모바일 세계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는 것이다.

구글은 PC를 통한 세계 인터넷 검색광고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는 텍스트 광고만으로 16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휴대폰 광고 매출은 아직은 미미하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휴대폰 이용자가 30억명에 달해 성장잠재력이 매우 크다.

시장조사기업인 인포마 텔레콤스 앤드 미디어는 지난해 세계 휴대폰 광고 시장 규모를 8억7100만달러로 추산했다.

인터넷 광고 시장 240억달러에 비하면 턱없이 작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2011년에는 200억달러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휴대폰 광고가 인터넷 광고뿐만 아니라 전통 매체인 TV 광고,지면 광고도 집어삼킬 것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구글이 휴대폰 동맹을 통해 노리는 것은 모바일 검색광고 시장 장악이다.

구글의 웹 검색광고는 검색어를 입력할 때 연관성이 많은 광고 리스트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광고를 휴대폰에서 실현하는 게 구글의 속셈이다.

앤디 루빈 구글 이사(플랫폼 개발 담당)는 이날 "인터넷 서핑을 할 때 광고가 나타나듯 휴대폰에서도 광고가 나타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업인 오펜하이머는 "구글폰이 나온 후 2년쯤 지나고 나면 구글은 연간 50억달러의 모바일 광고 매출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구글폰은 내년 하반기 나올 예정이다.

구글은 모바일 검색광고를 기반으로 한 자사 수익 모델이 휴대폰 제조사,이동통신사,소프트웨어 개발자,소비자 등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휴대폰 플랫폼이 개방형이어서 개발비가 적게 들고 그만큼 휴대폰 가격이 떨어진다는 것.또 모바일 광고를 이용하는 이동통신사 고객에겐 혜택을 줄 수 있어 통화료가 저렴해진다고 주장했다.

구글이 이동통신 서비스 시장에 진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구글은 미국 정부가 내년 1월16일 실시하는 700㎒ 주파수 경매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 경매에서 성공해 주파수를 확보하고 나면 이동통신 시장에 큰 이변이 생길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1,2위 이동통신사인 AT&T와 버라이즌이 이런 점을 의식해 동맹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일부 이동통신사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채택하면 보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가입자의 위치,통화내역 등 각종 정보가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에 넘어갈 수 있다는 것.구글 입장에서는 가입자 정보를 손에 넣으면 구글어스 등 기존 위치 기반 서비스를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다.

결국 이동통신사와 가입자들이 동의하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김정은/임원기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