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최근 2,000선을 재돌파한 이후 추가 상승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면서 펀드 투자자들이 상품 선택에 혼란을 겪고 있다.

특정 분야나 종목에 투자하는 테마펀드에 가입할 것이냐 아니면 그동안 높은 수익률을 올린 전통적인 주식 성장형펀드에 투자할 것인지를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펀드 전문가들은 요즘과 같은 변동성이 높은 장세에서는 유동성이 적고 적절한 타이밍을 맞추기가 쉽지 않은 테마형 펀드보다는 토종 주식형펀드가 낫다고 조언했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31일 "주가지수가 많이 올랐지만 시장 자체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만큼 테마펀드보다는 전통적인 주식형펀드들이 여전히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 상반기부터 테마펀드가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면서 물펀드, 환경펀드, 거래소펀드, 럭셔리펀드 등이 잇따라 출시됐으나 성적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편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국내 증시는 펀더멘털 측면에서 미국보다 매력적이고 밸류에이션을 고려하면 중국보다 부담이 적다.

연말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국내 주식형펀드가 가장 두각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MSCI 한국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2.82배로 이머징아시아(16.52배), 중국(28.08배)보다 저평가돼 있다.

초보 펀드투자자라면 잘 모르는 중국 등 해외펀드보다 정보 접근이 용이한 국내 주식형펀드부터 시작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최근 3개월 간 가장 양호나 수익률을 올린 펀드들은 '미래에셋3억만들기인디펜던스주식K- 1'(28.3%), '미래에셋디스커버리플러스주식형(C-A)'(28.06%), '삼성팀파워90주식형'(26.33%), '삼성착한아이예쁜아이주식종류형 1-A클래스'(24.60%) 등이 꼽힌다.

주식형펀드 중에서도 중소형 가치주 투자펀드보다 중대형주 중심의 성장주 투자 펀드들이 더 많은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2,000선을 넘은 코스피지수가 추가 상승할 경우 덩치가 큰 대형주들이 주도주로 나설 가능성이 높아 올해 초 급등세를 탄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의 상승률이 높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소형 가치주펀드의 경우 대다수 종목들이 이미 급등함에 따라 새로운 저평가 가치주 발굴 작업이 쉽지 않다는 약점이 지적된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재돌파한 상황에서는 중소형보다 업종대표 지수관련주나 지주회사 관련주 등의 대형주들이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 주도주 중심의 중대형 성장주펀드는 배당주나 가치주 투자 펀드들을 제외한 그룹주펀드, 지주회사펀드, 업종1등주펀드 등이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