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30일 '삼성전자의 구조적 위기'라는 시장 일각의 시각에 손사래를 치며 "회사는 지금도 여전히 좋고 앞으로도 굉장히 좋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폈다.

총대는 IR을 전담하는 주우식 IR팀장(부사장)이 멨고, 제시된 낙관론의 근거는 구체적인 사업분야별 실적 현황과 글로벌 경쟁력, 그리고 신(新)성장엔진이었다.

대상은 언론사 증권 담당 데스크였다.

3.4분기 '깜짝 실적'을 냈음에도 주가는 시장의 냉담함이 느껴질 정도로 답답한 곡선을 그리고 있는 터였기에 이날 자리가 마련된 것 아니냐는 평가는 그래서 나왔다.

주 부사장이 겨냥한 초점도 삼성의 글로벌 경쟁력 현황도 현황이지만 현재 삼성전자 사업구조의 '탄탄함'과 미래의 경쟁력에 맞춰졌다.

주 부사장은 먼저 2012년 매출 150조원에 세전 이익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원대한' 경영목표 수치를 제시하는 것으로 '메머드 삼성'의 향후 위상을 가늠해보게 했다.

그는 일본 도요타를 '전범(典範)'으로 예시하면서 "2012년에 가면 우리도 전대미문의 회사, 글로벌 톱스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05년 11월에 당시 기준으로 5년 뒤인 2010년까지 매출을 115조원 이상으로 늘려 전세계 전자업계 3위권 내로 진입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결국 이날 주 부사장의 말대로 라면 2010년에 115조원을 찍는 데 이어 2년 만에 35조원의 덩치를 더불려야 하는 셈이다.

이를 위해 주 부사장은 △프린터 △시스템LSI(비메모리) △와이브로 △태양전지ㆍ연료전지 등 에너지 △바이오칩 등 의료기기를 포함한 바이오ㆍ헬스 △로봇 청소기 등 로봇 사업을 신성장엔진 사업으로 요약, 제시했다.

이것이 반도체, LCD, 휴대전화 '트로이카'를 이어갈 차세대 '돈벌이' 사업 영역이라는 요지다.

특히 주 부사장은 이 가운데 에너지, 바이오ㆍ헬스, 로봇 사업은 '미래 준비 사업'이라는 항목으로 분류, 앞으로 이들 분야를 중심으로 중ㆍ장기적인 연구개발과 각종 투자가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주 부사장은 이들 미래 준비 사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연구가 되고 있고, 사업화될 것"이라고 했다.

미래의 '먹거리'도 차곡차곡 챙기는 것을 잊지않고 있다는 취지로 비쳤다.

삼성전자는 앞서 2005년 11월에 2010년 비전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고용량 메모리, 차세대 디스플레이, 차세대 이동통신, 디지털TV, 차세대 프린터, 시스템LSI, 차세대 매스 스토리지(Mass Storage), 에어 컨트롤 시스템(Air Control System)을 8대 성장엔진으로 선정, 집중 육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여기에 퍼스널 멀티미디어 디바이스, 홈 네트워크, U-헬스, 가정용 로봇 등을 '4대 씨앗사업'으로 선정해 육성할 방침이라고 덧붙인 바 있다.

따라서 이날 주 부사장이 내놓은 신성장엔진 가운데 새롭다고 할 수 있는 것은 태양전지 등 에너지 사업이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이것도 그동안 삼성의 차세대 사업으로 계속 꼽혀온 사업이고, 여타 그룹도 너나할 것없이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분야다.

삼성전자는 어떻든 이들 제품과 사업군을 중심으로 미래를 준비해 나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어서 향후 사업추진 추이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주 부사장은 또한 내년엔 반도체 공급과잉 문제도 풀리면서 사이클이 좀 개선될 것이라고 진단하는 동시에 휴대전화의 급성장 등 여타 분야의 건재를 강조하면서 "삼성전자가 구조적인 어려움에 빠져있다는 데 대해선 수긍하기 어렵다"고 반론했다.

특히 그는 "윤종용 부회장이 버릴 것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 등은 버린다는 원칙이 확고하게 서 있지만 버릴 대상이 별로 없다"며 특유의 자신감과 낙관론을 앞세웠다.

그는 또한 삼성전자의 주요 기관투자가 가운데 하나인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을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면담을) 신청해놨다"고 말해 시장과의 '소통'을 위한 보폭을 넓혀나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앞으로 그의 이 같은 자신감 넘치는 행보와 낙관론이 실제 사업에 녹아들어 '글로벌 삼성'의 위상을 드높일 지, 그리고 그같은 점이 시장에 먹혀 주가 부양에 기여할 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신삼호 고형규 기자 ssh@yna.co.kr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