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되는 강정원 국민은행장(사진)이 공격 경영의 기치를 내걸었다.

지난 3년간 조직 정비와 내실 경영에 힘써 온 만큼 앞으로 3년간 외형 확대와 글로벌화를 통해 리딩 뱅크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국민은행은 우선 수신 기반 다지기에 나섰다.

국민은행은 다음 달 1일 최고 연 6%의 금리를 주는 자유적립식 적금 상품을 내놓는다고 30일 밝혔다.

만기별로 최고 금리는 1년짜리 연 5.2%,2년짜리 연 5.8%,3년짜리 연 6.0% 등이다.

상당수 은행의 적금상품 금리가 연 4%대이거나 기껏해야 연 5%대 초반이란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이다.

국민은행 자체도 연 6%대 적금 상품을 출시하기는 2001년 2월 이후 6년9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와 더불어 연말까지 한시적이긴 하지만 주력 상품의 금리를 일제히 인상,수신 확대에 총력전을 펴는 모습이다.

1년짜리 'WINE 정기예금'의 경우 최고 연 6.05%의 금리를 책정,경쟁 은행보다 더 많은 이자를 주기로 했다.

이 은행 관계자는 "증권시장 활황 여파로 자금이 이탈하는 것을 막고 은행권 수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핵심 상품의 금리를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종합 금융그룹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발걸음도 재촉하고 있다.

금융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선언한 데 이어 지주회사 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다.

한때 중단됐던 한누리투자증권 인수 협상을 최근 다시 시작했으며 만약 가격 문제가 걸려 인수가 무산되더라도 증권사를 세워 증권사를 지주 체제 아래 편입시키기로 했다.

증권업 진출이 마무리되면 손해보험사 인수 작업에 나선다는 게 국민은행의 전략이다.

글로벌 무대로의 도약도 추진 중이다.

해외 현지 은행을 인수하거나 지분 출자 등을 통한 해외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이와 관련,강 행장은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여러 곳에 씨를 뿌려 놓은 만큼 머지 않은 시기에 좋은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강 행장의 공격적 행보에 다른 은행들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한 금융지주사 고위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움직이는 만큼 앞으로의 금융 전쟁은 지금까지의 양상보다 훨씬 더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