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 당국이 은행의 무차별적인 은행채 및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은행이 외형을 늘리기 위해 은행채 및 CD를 경쟁적으로 발행하면서 대출금리가 급등하고,그 결과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금융감독위원회는 30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자금조달 방식에 대한 은행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한다"면서도 "은행의 건전한 경영을 유도하기 위해 은행채 CD 등 시장성 자금 조달보다는 안정적인 예금을 기반으로 대출이 이뤄지도록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위는 이를 위해 은행채 및 CD 발행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다양한 예금상품을 개발해 고비용 자금조달 구조를 개선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또 은행별 순이자마진(NIM) 구조와 적정성 등을 점검해 적정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순이자마진이 급격히 하락하는 은행에 대해서는 은행채 및 CD 발행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겠다는 뜻이다.

금감위는 또 중소기업대출과 가계대출 등의 불건전한 과당 경쟁 실태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키로 했다.

금감위가 은행채 및 CD 발행에 사실상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은 무리한 은행채 CD발행이 지속될 경우 자금조달 비용 상승으로 은행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는데다,CD금리 상승이 대출금리를 끌어올려 가계 이자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CD 발행이 줄면 유통 물량이 감소해 CD 금리는 떨어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올 들어 9월까지 은행채 발행액은 99조4000억원으로 작년 연간 발행액 114조1000억원에 육박한다.

CD 발행액은 164조9000억원으로 작년 한 해 발행액 158조원을 이미 넘어섰다.

은행채 및 CD 발행물량이 늘어나면서 1년 만기 은행채 금리는 작년 말 연 5.01%에서 올해 9월 말 5.65%로,3개월물 CD 금리는 같은 기간 연 4.86%에서 5.35%로 치솟았다.

그 결과 시장금리에 연동된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신규취급 기준)도 작년 12월 연 5.88%에서 올 9월 6.52%로 급등,가계의 이자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은행권이 조달비용이 높은 은행채 및 CD 발행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시중자금이 증권사 자산운용사로 이탈하면서 대출재원이 부족한 탓이기도 하다.

올 들어 9월까지 은행의 요구불예금은 17조5000억원 감소한 반면 증권사 총수신은 17조4000억원 증가했으며,특히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증가액은 16조9000억원에 달했다.

자산운용사의 총수신은 34조9000억원 급증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