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밀레니엄 포럼] 정동영 통합신당 대선후보 "인재강국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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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30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경 밀레니엄 포럼'에서 "경기 북부 요지에 평당 600만원의 아파트를 대량 공급해 수도권의 집값을 안정시키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또 "단임제 대통령에서 한 번도 하지 못한 본질적 교육 개혁을 단행하겠다"면서 "고등교육 재정을 현재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늘려 세계적인 대학을 50개 육성,인재강국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기조발언 후 한 시간여 동안 진행된 자유토론에서 참석자들은 정 후보의 경제 비전과 노사갈등 해소 방안,남북관계 등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 공세를 폈다.
<경제>
◆박원암 홍익대 교수=차별 없는 성장을 강조하면서 기회의 차별을 없애겠다고 했다.
그것이 시장경제 원리에 크게 위배되지는 않지만 결과의 차별까지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 아니냐는 느낌이 든다.
◆정동영 후보=한나라당 후보는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다.
이윤을 추구하고 여기에 걸림돌이 되는 장애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CEO의 목표다.
하지만 국가 지도자는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
지난해 말 한나라당이 예산안 계수 조정을 하면서 장애인들에 대한 복지예산을 6000억원에서 절반으로 깎았다.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그건 CEO의 눈으로 바라본 것이다.
국가 지도자의 시각은 약자,소수자와 함께 가야 한다.
부동산 문제도 마찬가지다.
시장에만 맡길 수는 없다.
수도권 요지에 땅값 200만∼300만원,건축비 300만원이면 좋은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
군사시설 보호지역과 여러 규제에 묶여 있는 경기 북부에 사회간접자본(SOC)을 넣고 경평(서울~평양) 축으로 뚫고 나가면 평당 600만원의 아파트를 건설할 수 있다.
◆김일섭 안진회계법인 회장=금산 분리에 대해 한나라당 후보와 생각이 다른 것으로 아는데.
◆정 후보=세계 100대 은행 중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는 독일계 6개와 영국계 1개에 불과하다.
한국에서 재벌이 은행을 소유하도록 법을 고치면 그것이 뉴스가 될 것이다.
은행이 자체적으로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고,기업을 구조조정하는 기능이 있을 텐데 기업이 은행을 소유하면 이것이 작동되겠나. 대기업이 사내 유보는 많지만 자금 경색이 오면 중소기업과 서민을 역차별하는 피해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된다.
금산 분리를 없애는 것은 자원과 이익이 강자에 독식되는 20 대 80 사회를 10 대 90으로 몰아가는 정책이다.
<기업>
◆정갑영 연세대 부총장=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잃어버린 10년'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48%에 달한다.
실제 기업을 상대로 조사하면 이 같은 대답이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 입장에서는 정 후보가 내세운 정책의 실질적인 내용이 참여정부와 차별화된 것이 있느냐는 문제 제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정 후보=국내 1000대 기업의 사내 유보금이 360조원이나 되는데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과 재테크만 하고 투자를 안하는 게 문제의 핵심이라고 본다.
경제는 무엇보다 심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업들의 투자 심리를 유발하기 위해 정치와 대통령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다.
우리 사회 부자들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더 큰 부자가 되도록 조장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돈이 돌기만 하면 문제가 없는데 우리 사회는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게 문제다.
돈이 돌도록 하기 위해 정부 역할을 줄일 부분이 있다면 과감하게 줄이고,규제를 혁파할 부분이 있다면 하겠다.
◆강정호 현대정보기술 부회장=최근 대학생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이들은 10년 전에 비해 기업가 정신이 눈에 띄게 약화되고 중소기업 창업률도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는 걱정을 이많이 했다.
◆정 후보=전경련에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쥐어 짜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주문을 했다.
정부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지원하지만 그 결과물이 대부분 대기업으로 귀속된다.
대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이 나오는 조건을 만들어줘야 우리가 꿈꾸는 중산층 사회를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1년에 수조원의 이익을 내는 대기업은 있지만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 중 세계적인 기업이 된 사례는 없다.
근근히 목숨을 부지해가는 게 중소기업의 현실이다.
이 때문에 젊은이들은 창업을 하지 않고 중소기업에도 가지 않는 것이다.
<교육>
◆조동성 서울대 교수=세계의 지도자들은 국가 경쟁력은 교육 경쟁력에서 나온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근 열린 '글로벌 HR(인적자원) 포럼'에서도 세계적인 석학들은 한결같이 인재가 미래라고 역설했다.
◆정 후보=당선되면 '교육 대통령'이 되겠다.
5년 단임제에서 한 번도 하지 못한 본질적 개혁을 하겠다.
박정희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를) 종신으로 생각해 고교 평준화 등 교육제도의 근간을 바꿀 수 있었지만 단임제 대통령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취임하면 곧바로 2008년을 교육 혁명을 위한 사회적 대협약의 해로 선포하겠다.
사교육비 문제를 해소하고 우수대학 육성 등에 대해 전문가들과 광범위한 지지를 받는 안을 도출해 2년 동안 준비하고 2011년을 교육 혁명 원년으로 선언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