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한국 온라인게임 '열혈강호'를 중국에서 서비스하면서 재계약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CDC코퍼레이션은 자금력이 충분한 회사입니다.

그런데도 (한국 업체인 엠게임에) 돈을 안주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거요? 말 못합니다."

미국 나스닥과 홍콩 증시 상장사인 CDC코퍼레이션의 피터 입 회장은 29일 서울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렇게 말했다.

이 회사는 차이나닷컴,CDC게임즈 등을 자회사로 거느린 홍콩계 게임업체다.

CDC는 2004년부터 중국에서 엠게임의 열혈강호를 서비스해왔다.

이 게임은 한때 동시접속자가 42만명에 달했고 아직도 게임 순위 10위권에 들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

문제는 지난 3월 재계약을 맺고도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 CDC 측이 재계약금을 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가 뭐냐는 기자의 질문에 CDC 회장은 "말 못한다"고 답했다.

엠게임 측에 따르면 CDC는 엠게임의 중국 서비스 지원이 미흡했다는 것을 이유로 들고 있다.

이 주장에 대해 엠게임 측은 펄쩍 뛴다.

올해 들어서만 게임을 17번이나 업데이트 해줬기 때문이다.

CDC 측은 이날 특이한 보도자료를 냈다.

CDC와 엠게임의 분쟁과 관련해 중국 규제당국이 최근 분쟁이 끝나기 전에는 엠게임이 만든 게임이 중국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겠다고 결정했다는 것이다.

열혈강호 서비스 권한을 CDC 측이 갖는다는 입장도 밝혔다고 했다.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다.

중국에 게임을 수출하는 한국 업체라면 대부분 계약금이나 로열티 문제로 한두 번쯤은 애를 먹곤 했다.

이 때마다 중국 정부는 자국 업체를 끼고 돌았다.

한국 업체로선 중국 정부에 밉보였다간 사업을 계속할 수 없어 대충 타협하곤 했다.

게임업계는 열혈강호 분쟁을 지켜보면서 분노하고 있다.

중국 정부와 우리 정부가 너무 대조적이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우리 정부는 우리 기업들이 중국에서 온갖 서러움을 당해도 신경쓰지 않는다"며 "PC방 등록제 등 각종 규제로 괴롭힐 일만 생각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다른 관계자는 "CDC가 돈 떼먹고도 큰소리 치는 이유가 뭐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정은 IT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