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정부는 상당히 좋은 경제 여건을 물려받기 때문에 새 정부의 경제운용에 따라 내년 경제 성장률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 허찬국 경제연구본부장은 25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한경연 포럼'에서 '2008년 우리 경제, 얼마나 좋아지나'의 주제발표를 하면서 내년도 국내 경제전망의 3대 변수로 ▲ 수출 증가세 지속 ▲ 소비, 투자 등 내수 호전 ▲ 새정부의 경제운용을 들었다.

허 본부장은 "내년에 수출이 크게 둔화되지 않고 내수도 꾸준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기 때문에 5.1% 성장이 예상된다"며 "그러나 여기에다 새 정부가 취임 초기부터 초점이 잘 맞춰진 국정운영을 해나간다면 6%까지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 본부장은 "국민의 정부가 취임 첫해인 1998년에 본격적으로 시작된 외환위기의 충격으로 7% 가까이 성장이 위축됐고 참여정부 역시 취임 첫해인 2003년에 신용카드 버블 붕괴의 후유증으로 심각한 내수 위축을 경험했다"며 "지난 두 정부는 출범 첫해 어려운 거시경제 여건에서 출발한 데 비해 차기 정부는 비교적 양호한 조건에서 출범한다"고 말했다.

허 본부장은 참여정부가 출범 원년에 수도권 규제완화, 임시투자세액공제한도 6개월 연장, LG필립스 파주공장 신설 허용, 신용카드사 유동성 지원, 금리인하, 법인세 인하 등 경기부양책을 다수 시행했는데도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은 노조와 이익집단의 극심한 불법행동 때문이었다며 "엄정한 질서와 사회 안정성 확보가 경제활성화의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허 본부장은 새 정부가 경제운용을 잘 하기 위한 전제조건과 방안으로 노동시장 경직성 완화, 감세를 통한 공공부문 축소와 민간부문 활성화, 출자총액제 폐지 및 수도권 규제완화 등을 통한 투자활성화를 지적했다.

김종석 한경연 원장은 토론을 주재하면서 "한국 경제가 체질이 떨어졌으나 총량 지수로 보면 올해말 내년초 정권교체기의 상황은 양호할 것으로 예상돼 새 정부가 경제구조조정과 개혁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다"며 "새 정부가 잘 하면 현재의 예상보다 훨씬 높은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현경숙 기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