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생활 8년만에 돌아온 고국에서 자살폭탄 테러의 표적이 됐던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가 또 다시 살해협박을 받았다고 지오(Geo) TV 등 현지 언론이 23일 보도했다.

부토 전 총리의 변호인 역할을 하고 있는 파루크 나이크 상원의원은 이날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으로부터 그녀(부토)를 살해하겠다는 협박 편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2쪽 분량의 이 편지가 우루두어로 작성됐으며, 편지를 보낸 사람은 자신을 '알-카에다와 오사마 빈 라덴, 파키스탄 급진주의자들의 친구'라고 소개했다고 설명했다.

나이크 상원의원은 이 협박이 사실인 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어쨌든 살해 협박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부토의 귀국길에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 이후 우리는 어떤 사건도 가볍게 받아들일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136명의 생명을 앗아간 지난 18일 자살폭탄 테러에 대한 수사는 아직 큰 진전이 없다.

신드주 경찰당국은 과거 이 지역에서 발생한 7건의 자살폭탄 테러 용의자들에 대한 심문을 통해 이번 사건의 단서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또 경찰 외에 파키스탄 정보부(ISI) 요원들도 이번 테러사건 수사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용의자 체포 단계는 아니지만 수사에 진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토 전 총리측은 당국의 수사가 미온적이라면서 경찰 총수 교체와 함께 미국과 영국 등의 전문가들을 수사에 동참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