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규(33.주니치 드래곤스)가 일본 진출 첫 해 절반의 성공을 거두고 정규 시즌을 마쳤다.

이병규는 7일 가나카와현 요코하마 베이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와 시즌 최종전에서 우익수 겸 6번 타자로 선발 출장, 4타수 무안타로 끝냈다.

최근 3경기 연속 안타 2개 이상씩 때렸으나 이날은 2회 삼진, 4회 3루수 실책, 6회 유격수 뜬공에 머물렀고 8회 1사 1루에서는 2루수 병살타로 물러났다.

주니치는 4-6으로 패했다.

이로써 지난해 12월 2년간 계약금 포함 4억엔(추정)에 주니치와 계약한 이병규는 첫 해 144경기 중 132경기에 출장, 타율 0.262(478타수125안타)를 때렸고 홈런 9개에 46타점을 남겼다.

한국프로야구 출신 타자로는 이종범(37.전 주니치), 이승엽(31.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이어 세 번째로 일본땅을 밟은 그는 첫 해 출장 경기수와 안타에서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접었던 이종범(67경기.69안타)과 긴 슬럼프를 겪은 이승엽(100경기.80안타)보다 나았다.

타율도 이승엽의 첫 해(0.240)보다 높아 그다지 나쁜 성적표는 아니었다.

오치아이 히로미쓰 감독으로부터 "공수에서 열쇠를 쥐고 있는 선수"라는 큰 기대를 받은 이병규는 주전 중견수를 꿰차고 시즌을 힘차게 시작했으나 전반기 일본 특유 '현미경' 야구에 고전했다.

스프링캠프에서 1,2,3,5번이 모두 가능하다는 평가를 들었지만 시즌 초반 그의 자리는 7~8번이었다.

국내에서는 타율 3할 이상을 밥 먹듯 때렸던 이병규였지만 다양한 변화구와 칼날 제구력을 앞세운 일본 투수들 공략에 실패하며 타율 2할5~6푼 대를 맴돌았고 급기야 수비와 주루에서 문제점을 드러내 6월6일 '통과의례' 격인 2군행 통보를 받기도 했다.

17일 만에 1군에 돌아온 뒤 6~7번 타순에 배치, 안정된 플레이로 더 이상 추락의 비애를 겪지 않았다.

간판타자 후쿠도메 고스케가 시즌 중 오른쪽 팔꿈치를 수술하고 또 다른 외야수 히데노리가 잦은 부상으로 1,2군을 오간 통에 외야진이 불안했던 것도 이병규가 주전 자리를 지키는데 호재로 작용했다.

후반기에는 부챗살 타법으로 안타 제조기로서 역량을 보인 이병규는 9월4일 나고야 돔에서 벌어진 요미우리 자이언츠전에서는 이승엽도 일본에서 아직 신고하지 못한 만루 홈런을 쏘아 올리며 중장거리포로서 잠재력을 뽐냈다.

그러나 볼넷이 24개에 불과하고 출루율이 3할이 채 안 되는 점은 내년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병규는 정규 시즌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13일 오후 6시부터 나고야 돔에서 열리는 한신 타이거스와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를 준비한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