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무관심이 남북관계 되레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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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강 < 美다트머스대학 교수·정치학 >
지난주 열린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반응은 7년 전과 사뭇 달랐다.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이 안겨준 기쁨과 감격은 반복되지 않았다.
북한 방문 후 돌아온 노무현 대통령을 한국인들은 무관심 또는 의심 속에서 맞이했다.
노 대통령이 자신의 역사적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 회담을 기획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일부 사람들은 남측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회담장으로 불러내기 위해 큰 돈을 썼을 거라며 의심했다.
이 같은 회의론이 사실에 기반한 것인지 증명하긴 어렵다.
하지만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를 점검하는 데 이 같은 비관주의는 유용한 질문을 던진다.
우선 이번 회담이 7년 전만큼 큰 관심을 불러오지 못했다는 우려가 있다.
하지만 두 번째 회담에도 같은 수준의 감격을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일이다.
한국에 있었던 사람이라면 2000년 텔레비전으로 전해진 평양 시내와 북한 사람들의 생활,김정일 위원장의 강렬한 이미지를 기억할 것이다.
이에 반해 노 대통령의 이번 북한 방문은 '일반적인 외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으로 비쳐졌다.
7년간 한국 사회가 많은 변화를 겪었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무덤덤해진 반응은 사실 그만큼 남북관계가 진전됐음을 의미한다.
많은 이들은 정상회담에서 급진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 역시 무리한 기대였다.
정상회담이 열릴 때마다 통일과 비핵화에 대해 폭넓은 진전을 이룰 거라 믿는 것은 어리석다.
뿐만 아니라 이번 남북 공동성명은 첫 정상회담 때보다 훨씬 자세하고 구체적인 내용으로 채워졌다.
이는 보다 전문적이고 일상화된 남북 관계를 반영한다.
개성 공단의 확대와 해주 경제특구,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 건설 방안은 남북간 통합을 이끌고 북한 시민들의 생활도 향상시킬 것이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 눈여겨볼 것은 북핵 문제에 대한 것이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한반도 평화체제에 합의하고 북핵 6자회담을 통한 비핵화 2단계 조치를 명시했다.
이번 합의는 한반도의 비핵화에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것이다.
국제사회는 북한이 이 같은 선언을 제대로 이행할지 여전히 의심하고 있지만 핵 폐기에 동의조차 보이지 않는 이란 등 다른 국가에 비하면 북한의 전향적 자세가 두드러진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볼 때 이번 정상회담은 적지 않은 성공을 거뒀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행해지는 비판은 남북 관계가 그동안 얼마나 '정상화'되었는가를 시사한다.
10년 전만 해도 북한 인권이나 북방한계선 같은 문제는 이슈화 자체가 불가능했다.
남북간 군사적 긴장 때문에 묻혀졌던 여러 문제들이 외교적 우위를 차지하게 된 것은 중요한 변화다.
노 대통령 특유의 솔직한 태도도 이 같은 변화를 반영했다.
남북간 불신을 느꼈다는 그의 언급은 남북 당사자들이 느끼는 우려와 관심을 그대로 전해줬다.
북한이 정상회담에서 이뤄진 협약을 제대로 이행할지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다.
이에 대해 낙관주의도 비관주의도 아닌 실용주의적 시선을 갖는 게 중요하다.
우리는 지난 1년간 예상보다 훨씬 큰 진전을 이뤄냈다.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나아지면서 남북 정상 회담이 열릴 수 있었고,이제 남북 회담의 성공으로 북핵 문제 해결에 한 걸음 다가가게 됐다.
압력과 위협보다 상호주의에 기반한 요구와 이행이 더 큰 외교적 성과를 거둔 사례다.
이 같은 방식으로 한국과 북한뿐만 아니라 미국 등 다른 국가의 이해도 한 곳에 수렴할 수 있을 것이다.
첫 정상회담의 감격은 앞으로도 더 이상 없을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을 바라보는 한국인의 비판과 무관심도 더욱 심해질 것이다.
하지만 이는 남북 관계의 발전을 뜻하는 소중한 지표다.
냉전의 불행했던 시절에서 남북 통일로 가는 과정으로서,정상회담은 계속 이뤄져야 한다.
이번 회담이 한국의 차기 대통령에게 수많은 짐을 남겼다는 평가가 있지만 사실과 거리가 멀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남북 관계 진전으로 가는 수많은 발전의 길을 열었다.
정리=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지난주 열린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반응은 7년 전과 사뭇 달랐다.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이 안겨준 기쁨과 감격은 반복되지 않았다.
북한 방문 후 돌아온 노무현 대통령을 한국인들은 무관심 또는 의심 속에서 맞이했다.
노 대통령이 자신의 역사적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 회담을 기획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일부 사람들은 남측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회담장으로 불러내기 위해 큰 돈을 썼을 거라며 의심했다.
이 같은 회의론이 사실에 기반한 것인지 증명하긴 어렵다.
하지만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를 점검하는 데 이 같은 비관주의는 유용한 질문을 던진다.
우선 이번 회담이 7년 전만큼 큰 관심을 불러오지 못했다는 우려가 있다.
하지만 두 번째 회담에도 같은 수준의 감격을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일이다.
한국에 있었던 사람이라면 2000년 텔레비전으로 전해진 평양 시내와 북한 사람들의 생활,김정일 위원장의 강렬한 이미지를 기억할 것이다.
이에 반해 노 대통령의 이번 북한 방문은 '일반적인 외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으로 비쳐졌다.
7년간 한국 사회가 많은 변화를 겪었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무덤덤해진 반응은 사실 그만큼 남북관계가 진전됐음을 의미한다.
많은 이들은 정상회담에서 급진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 역시 무리한 기대였다.
정상회담이 열릴 때마다 통일과 비핵화에 대해 폭넓은 진전을 이룰 거라 믿는 것은 어리석다.
뿐만 아니라 이번 남북 공동성명은 첫 정상회담 때보다 훨씬 자세하고 구체적인 내용으로 채워졌다.
이는 보다 전문적이고 일상화된 남북 관계를 반영한다.
개성 공단의 확대와 해주 경제특구,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 건설 방안은 남북간 통합을 이끌고 북한 시민들의 생활도 향상시킬 것이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 눈여겨볼 것은 북핵 문제에 대한 것이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한반도 평화체제에 합의하고 북핵 6자회담을 통한 비핵화 2단계 조치를 명시했다.
이번 합의는 한반도의 비핵화에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것이다.
국제사회는 북한이 이 같은 선언을 제대로 이행할지 여전히 의심하고 있지만 핵 폐기에 동의조차 보이지 않는 이란 등 다른 국가에 비하면 북한의 전향적 자세가 두드러진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볼 때 이번 정상회담은 적지 않은 성공을 거뒀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행해지는 비판은 남북 관계가 그동안 얼마나 '정상화'되었는가를 시사한다.
10년 전만 해도 북한 인권이나 북방한계선 같은 문제는 이슈화 자체가 불가능했다.
남북간 군사적 긴장 때문에 묻혀졌던 여러 문제들이 외교적 우위를 차지하게 된 것은 중요한 변화다.
노 대통령 특유의 솔직한 태도도 이 같은 변화를 반영했다.
남북간 불신을 느꼈다는 그의 언급은 남북 당사자들이 느끼는 우려와 관심을 그대로 전해줬다.
북한이 정상회담에서 이뤄진 협약을 제대로 이행할지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다.
이에 대해 낙관주의도 비관주의도 아닌 실용주의적 시선을 갖는 게 중요하다.
우리는 지난 1년간 예상보다 훨씬 큰 진전을 이뤄냈다.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나아지면서 남북 정상 회담이 열릴 수 있었고,이제 남북 회담의 성공으로 북핵 문제 해결에 한 걸음 다가가게 됐다.
압력과 위협보다 상호주의에 기반한 요구와 이행이 더 큰 외교적 성과를 거둔 사례다.
이 같은 방식으로 한국과 북한뿐만 아니라 미국 등 다른 국가의 이해도 한 곳에 수렴할 수 있을 것이다.
첫 정상회담의 감격은 앞으로도 더 이상 없을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을 바라보는 한국인의 비판과 무관심도 더욱 심해질 것이다.
하지만 이는 남북 관계의 발전을 뜻하는 소중한 지표다.
냉전의 불행했던 시절에서 남북 통일로 가는 과정으로서,정상회담은 계속 이뤄져야 한다.
이번 회담이 한국의 차기 대통령에게 수많은 짐을 남겼다는 평가가 있지만 사실과 거리가 멀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남북 관계 진전으로 가는 수많은 발전의 길을 열었다.
정리=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