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따로 득표 따로 … 국민 무관심에 동원시비까지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이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당내 대세론을 형성했던 후보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경선이 조직 대결로 흐르면서 파행으로 치닫고 있는 게 흡사하다.

경선에 대한 국민들의 무관심으로 투표율이 예상보다 훨씬 저조한 것 역시 '닮은 꼴'이다.

우선 두 당의 경선이 시작되기 전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했던 후보가 경선이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모두 2위로 밀려났다.

대통합신당 손학규 후보는 경선에 돌입한 지난달 15일 이전만 해도 7∼8%의 지지율로,3∼4%대의 정동영 후보를 2배가량 앞서며 부동의 1위를 지켰지만 첫 순회 경선지인 제주·울산과 이어 진행된 강원·충북 경선에서 손 후보는 정 후보에 4542표 차로 뒤져 2위에 그쳤다.

지난 주말 벌어진 광주·전남과 부산·경남 경선에서도 손 후보는 8732표 차이로 정 후보에게 밀렸다.

민주당 조순형 후보도 비슷한 케이스다.

경선 시작 전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던 조 후보는 지난달 20일 인천 경선과 29일 전북 경선에서 이인제 후보에게 1위 자리를 내주며 2위로 주저앉았다.

조 후보는 30일 열린 대구·경북·강원지역 경선에선 3위로 밀렸다.

이처럼 여론조사 1위 후보와 경선 1위 후보가 뒤바뀌면서 대통합신당 경선전은 애초 '손학규 대세론'에서 '정동영의 역대세론'으로,민주당은 '조순형 대세론'에서 '이인제 역대세론'으로 분위기가 급변한 상태다.

양당 모두 지방순회 경선 과정에서 조직·동원선거 논란이 불거지면서 2위로 밀린 주자가 궤도이탈을 한 점도 '복사판'이다.

대통합신당 손 후보는 초반 4연전에서 2위로 내려앉자 정 후보 측의 '선거인단 차떼기' 의혹을 제기하며 추석 연휴 직전 이틀 동안 칩거와 '잠행'에 들어간 뒤 부산 TV토론회를 보이콧했다.

민주당 조 후보도 초반 2연전에서 2위로 밀리자 이 후보 측의 조직 동원과 금권선거 양태를 규탄하며 합동연설회와 TV토론회 불참 등 일체의 선거운동을 중단했다.

공격 대상이 모두 경선 전 2위를 달리던 후보라는 점도 똑같다.

낮은 투표율로 '경선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비슷하다.

현재까지 양당 경선에서 나타난 투표율은 한나라당 경선 때 투표율(70.8%)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저조하다.

8곳에서 경선을 치른 대통합신당의 평균 투표율은 19.19%로 20%에도 못 미친다.

5개 지역에서 경선을 마무리한 민주당은 누적 투표율이 9.7%에 불과해 두자릿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양당 모두 정상적인 경선 진행은 물론 경선이 끝난 뒤 극심한 후유증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 또한 판박이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