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글로벌 경영 다시 속도 낸다

새 CI 광고 재개.해외 프로젝트 재가동

金회장 일선 복귀는 연말쯤 이뤄질 듯


김승연 회장 집행유예… 최악 경영공백 면해
'보복 폭행' 혐의로 구속 기소됐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11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음에 따라 한화는 일단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됐다.

한화는 이번 선고로 그동안 침체돼 있던 그룹의 분위기를 추스를 수 있게 됐을 뿐더러 그동안 총수의 공백으로 인해 중단됐던 각종 해외사업을 다시 추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따라서 올해 초 야심차게 추진하다 김 회장 구속으로 차질을 빚어온 한화의 글로벌 경영이 다시 속도를 낼 전망이다.


◆글로벌 한화 재가동

우선 한화는 김 회장의 공백으로 5개월간 중단됐던 그룹의 새 기업이미지(CI) 광고를 재개하는 등 대외 홍보활동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다음달 9일 55주년 창립기념일에 맞춰 중단했던 새로운 CI 광고를 내보내기로 한 것.

한화는 올초 새 CI를 발표하면서 '글로벌 그룹'으로의 도약을 추진했으나 이번 사태가 터지면서 이미지 광고와 대부분의 사업계획들을 중단해왔다.

특히 한화는 이번 김 회장의 집행유예 선고를 계기로 교착상태에 빠졌던 글로벌 프로젝트를 재가동키로 했다.

한화석유화학은 김 회장의 부재로 중단됐던 중동지역 석유화학 합작사업에 대한 마무리에 나설 예정이다.

한화석유화학이 추진중인 이 사업은 70억달러 규모로 알려졌다.

한화건설은 해외 엔지니어링 기업 인수를 통한 원천기술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한화건설은 또 그동안 지연됐던 5억달러 규모의 사우디석유화학 플랜트 도급건설 공사 수주도 기대하고 있다.

㈜한화는 미국 항공기 부품 회사를 인수,해외 민간항공기 업체에 부품을 납품할 계획이다.

한화종합화학은 미국 첨단 자동차소재업체 인수를 마무리짓고 곧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한화증권은 카자흐스탄의 금융업체 카스피안과 합작 증권사를 설립해 공동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의 집행유예 선고를 계기로 다시 적극적인 글로벌 경영에 나설 수 있게 됐다"며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연말께 경영일선 복귀할 듯

한화의 경영공백 현상은 해소됐지만 김 회장의 본격적인 경영일선 복귀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최소한 올 연말까지는 김 회장의 건강 회복을 위한 요양기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 회장은 지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후 심한 우울증과 충동조절 장애 등으로 건강이 악화돼 지난달 14일부터 구속집행이 정지된 상태에서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 왔다.

따라서 김 회장이 당장 경영일선에 복귀하기보다는 금춘수 경영기획실장(부사장)과 ㈜한화 대한생명 한화석유화학 등 주력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을 중심으로 한 자율경영체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화는 앞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방안으로 채용 확대와 사회공헌활동 강화 방안을 적극 강구키로 했다.

한화는 고용 확대를 위해 올 연말까지 정기 대졸 공채를 시행,예전보다 20% 많은 600여명을 뽑을 예정이다.

또 계열사별로 진행된 사회공헌활동을 모아 그룹 차원의 활동을 펼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