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주거단지 초입부에 위치하고 있는 파주 산남리 K씨 주택은 건축가, 엔지니어, 시공사가 함께 설계한 에너지절약형 건축물이다.

남측은 3층, 북측은 2층으로 경사지에 건축되었다. 인접한 주택의 조망권 확보에 따른 높이제한으로 과감하게 일방향 경사지붕으로 디자인하였으며, 사각형 매스를 조합하여 주택의 전체 형태를 만들었다.

또한 주황색지붕의 주변 주택들과 두드러지지 않고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적벽돌과 적삼목 위에 자단색을 도색하였다

그러나 내부공간은 외부와 달리 매우 화려하다.

각 방은 가족 구성원들의 다양성을 반영하듯 다채로운 색상과 공간의 형태로 나타나며, 각 공간에서 개구부를 통해 바라본 자연은 한 폭의 풍경화라고 할 수 있다.

1층은 부모방, 거실과 부엌, 2층은 자녀방 그리고 지하층은 주차장과 손님방으로 구성되어있다.

2층 남쪽에 위치한 자녀방 1은 경사지붕과 평지붕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돌출된 테라스에서 멀리 자유로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동측의 자녀방 2는 주거단지를 내다 볼 수 있으며, 내부공간은 드레스룸과 오디오작업공간으로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계획하였다.

하늘을 담는 테라스가 있는 서측의 가족실은 경사지붕에 의해 독특한 형태의 내부공간이 형성되었으며, 취사가 가능한 간이 부엌, 옥상으로 오르는 계단과 아늑한 테라스 공간으로 이어진다.

건축가는 설계기획 단계에서부터 엔지니어 및 시공사와 긴밀한 대화를 통해 기존 설계 및 시공기술을 검토하고, 건축물의 열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여, 에너지절약형 건축물을 설계하였다.

이런 공동작업의 결과로 현행 국내의 에너지절약 관련 규정에 따라 건축하였을 경우에 비해 70% 이상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에너지 효율이 매우 뛰어난 건축물을 완성하였다.

건물의 열성능 향상을 기획단계에서부터 면밀히 검토할 경우, 성능향상을 위해 증가된 초기투자비는 5~6년 안에 회수될 것으로 예측된다.

열성능이 뛰어난 건축물은 에너지를 절약함과 동시에 실내 열환경이 매우 쾌적하다는 장점을 갖는다.

이러한 쾌적요소는 경제적인 가치로 결코 환산될 수 없지만, 그러나 매우 신중하게 다루어져야 할 생활환경의 아주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다.

파주 K씨 주택은 패시브하우스(Passivehouse)와 엑티브하우스(Activehouse)의 기본원칙을 건축설계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적용하였다.

먼저 주택의 배치 및 방위를 신중하게 선정하였다.

이때 자연에너지를 최대한 이용하여 근본적으로 열부하가 최소가 되도록 하였다.

주택의 주된 공간을 남향에 배치하고, 여름철 실내로 유입되는 일사를 줄여 냉방부하를 경감하고, 반대로 겨울철에는 가능한 많은 태양열이 실내로 유입되어 난방효과를 향상시키도록 하였다.

또한 주택 내에는 광정을 두어 확산광이 각 층에서 주택 내부를 환하게 밝힐 수 있도록 함으로서 조명에너지를 줄였다.

더불어 광정에는 대나무를 심어 실내에서 자연과의 시각적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였다.

창문의 개구 면적은 방위별로 차이를 두었다. 북측은 자연환기를 만족시킬 수 있을 정도의 자그마한 창을 계획하였으며, 서측은 직사광선 차단을 목적으로 처마 또는 로지아가 있는 유리창으로 계획하였다.

남쪽은 조망과 채광 그리고 환기가 가능하도록 개구부 면적을 최대화 하되, 각 실의 최대 개구부 폭이 2,700mm 이상이 되지 않도록 함으로서 유리창으로 인한 열손실을 줄이면서 동시에 휴먼스케일의 조망창이 되도록 하였다.

동측은 주변 SBS 주거단지로의 조망이 가능한 만큼만 열어두었다.

이렇듯 각 방위에 맞는 범위 내에서 창호 개구면적을 최적화하여 건물의 외피부하를 감소시켰다.

벽체, 바닥 그리고 천장의 열관류율은 각각 0.16W/m2K, 0.23W/m2K, 0.13W/m2K 으로서, '건축물의 설비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서 요구하는 열관류율 성능보다 작게는 1.5배에서 크게는 2.9배까지 단열성능을 강화하였다.

창 및 문의 열관류율은 실측값의 부재로 대략 1.5W/m2K으로 가정하였는데, 이는 중부지역의 3.84W/m2K에 비해 단열성능이 2.6배나 향상된 것이다

단열재는 내부 콘크리트와 외부 적벽돌 사이인 중공층에 위치하며, 가능한 열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였다.

창틀 역시 적벽돌과 단열재 위에 앉혀 근본적으로 열교가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하였다.

특히 경사지와 면하는 지하 계단실은 결로로 인한 곰팡이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이중벽으로 계획하였다.

창호는 기밀성능을 강화하기 위해 독일식 시스템창호를 선택하였으며, Low-E 3중 유리, 목재창틀, 단열간봉 및 안전필름으로 코팅된 Tilt & Turn 방식과 일부 Tilt & Turn & Sliding의 고단열 창호를 설치하였다.

또한 덧문을 설치하여 여름철에는 차양역할을, 그리고 겨울철에는 복사열에 의한 열손실 저감을 유도하였다.

현관의 문은 미국 에너지 효율등급 인증제도에서 1등급을 획득한 고기밀·고단열 성능제품을 선정하였고, 현관문과 거실사이에는 별도로 또 하나의 중문을 설치하여 출입구에 자연스럽게 방풍공간이 형성되게 하였다.

지하층, 1층 그리고 2층은 각 층을 연결하는 열린 공간을 통해 옥상까지 관통시켜 건물 내부에 바람길이 형성되고 바람과 온도차에 의해 무더운 여름철에 자연스럽게 실내기류가 생성되도록 하였다.

특히 여름철 야간에 차가운 외기를 도입하면 냉방부하를 일부 줄일 수 있으며, 동시에 쾌적한 실내온도를 창출할 수 있다.

파주 주택은 앞서 언급한 패시브 시스템 이외에도 액티브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였는데, 옥상에 설치된 태양열 집열판과 폐열공기 열회수기의 설치가 그 사례이다.

평지붕에 설치된 태양열 집열판은 낮 시간에 열을 집적하여 축열탱크에 저장한 후, 급탕·난방에너지를 공급한다.

1층과 2층에 설치된 폐열공기 열회수기는 거실 및 침실 환기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회수함으로서 에너지를 절감하고, 필터를 통해 여과된 외기를 급기함으로서 실내 공기질이 우수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한다.

조명램프는 내·외부 모두 3파장 에너지 절약형 전구를 설치하여 전기에너지의 절감을 유도하였다.

파주 K씨 주택은 입지선정, 건축물 배치, 남개북폐(南開北閉), 벽체의 단열성능 강화, 열교차단, 창호의 기밀 및 단열 성능강화, 덧문시스템, 외피 대비 작은 창면적, 실내 자연기류 확보, 차양설치 등 패시브적인 요소와 태양열 집열판과 폐열공기 열회수기 등 액티브적인 요소들이 사용되었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쾌적하면서 동시에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에너지 고효율 주택은 기획단계에서부터 준공단계까지 세밀하게 검토되어야 한다.

건축 역사를 살펴보면, 에너지 효율적 건축물이란 오래 전 우리 선조가 지어왔던 건축적 요소들이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모토 하에 새롭게 재발견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늘날과 같이 에너지소비가 범지구적인 환경문제 를 넘어 각 국가의 안보상황으로까지 이해되는 현 상황에서, 그동안 소비가 미덕인 사회에서 잊어버리고 살았던 선조들의 에너지·자원의 절감에 대한 지혜를 발굴하여 학습하고, 미래 산업의 동력이 될 에너지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여야 할 것이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