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시장은 단일화돼 있지 않고 다양한 만큼 업계의 전략도 달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순화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29일 `4인 4색의 중산층 소비시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중산층은 ▲예비부유층(월평균 가구소득 420만∼499만원) ▲전형적 중산층(350만∼419만원) ▲무관심형 중산층(270만∼269만원) ▲생계형 중산층(200만∼269만원) 등으로 구분된다고 밝혔다.

예비부유층은 일에 대한 강한 열정과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정신을 갖고 있어 고소득층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가족을 위해 희생한다는 생각보다는 `나를 위해 살고, 나를 위해 소비한다'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이들을 위해서는 비교적 가격이 낮은 명품인 `매스티지' 브랜드를 개발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부(富)나 재테크 등의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20∼30대 고객의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입소문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형적 중산층은 일과 건강, 가족을 고르게 중시하며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여가와 소비생활을 추구한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이들은 결혼.출산.양육 등의 단계를 거치면서 가전.정보기술.교육.문화 등에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 수요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이들을 위해 가족 구성원의 공통적인 수요에 부응하는 다세대용 제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의 `가족형 디즈니폰'은 노인, 부모, 자녀가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유괴.사고를 방지하는 첨단기능과 함께 세련된 디자인을 갖고 있어 `전형적 중산층'용 상품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무관심형 중산층은 생활만족도가 낮고 일에 대한 관심과 의욕이 부족한 체념형 소비층이라고 연구소는 밝혔다.

대기업, 고소득자 등 기득권에 대해 부정적이지만 상위 소득층에 대한 동경도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이들에게는 기업.브랜드의 인간적 측면과 친근감 등을 강조하는 감성적인 방법으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2004년 경제불황기에 좌절한 청년층을 대상으로 `어려운 고객을 응원한다'는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던 삼성생명.교보생명의 시리즈광고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소개했다.

연구소는 아울러 화려한 디자인.스타일 보다는 실용성을 강조한 제품으로 이들의 신뢰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생계형 중산층은 돈.건강 등 인생의 기본요인을 중시하면서도 사회적 성취도에 대한 관심도가 낮은 편이라고 연구소는 밝혔다.

가부장적인 가치관과 보수적인 소비성향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을 위해서는 복합적인 기능을 갖고 있는 첨단 제품보다는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기능에 충실한 중저가 제품과 브랜드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첨단 복합제품은 가격이 비쌀 뿐 아니라 사용법도 어려워 가치를 거의 느끼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국내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할 때에는 그 나라 중산층 소비자의 가치관, 소득, 삶의 방식 등을 고려해 시장을 세분화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keun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