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시장과 달리 주택 매매시장은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도 좀처럼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11·15 대책과 올해 초 1·11 대책 등 부동산 규제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실수요자들의 구매심리 역시 9월부터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로 잔뜩 위축되면서 거래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고가 아파트가 집중된 서울 강남 지역에선 급매물에 대한 매수문의조차 줄면서 몇개월째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하는 중개업소들이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강남구 대치동 D공인 관계자는 "상반기만 해도 시세보다 싼 급매물 위주로 간혹 거래가 이뤄지곤 했지만 최근에는 사겠다는 문의도 없고 매물도 자취를 감춘 상황"이라며 "집주인들도 지금 가격에 서둘러 집을 팔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뉴타운 주변 등 개발호재가 많은 서울 강북지역도 마찬가지다.

일부 지역에서 소형 아파트 위주로 거래가 조금씩 이뤄지고는 있지만 거래량은 예전에 비해 많지 않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수도권 역시 기존주택 거래시장이 사실상 올스톱된 상태다.

용인 상현동 K공인 관계자는 "집값이 연초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도 아니고,그렇다고 수요가 있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상황"이라며 "분양가상한제 효과를 기대하며 수도권 신도시 등 새 아파트 청약을 노리는 실수요자들이 매매시장에서 대거 빠지면서 매수문의 실종 상태가 몇달째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