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서울 강북지역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소형 주택 전세난'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신혼부부를 포함한 30대 이하 젊은층을 중심으로 소형 주택을 찾는 전세 수요가 꾸준한 데다 다음 달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집값 하락을 기대한 실수요자들이 주택 구입 시기를 늦추고 전세로 대거 돌아서면서 전세 물량이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 들어 66㎡ 이하 주택의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르는 등 소형 주택 전셋값이 들썩거리고 있어 상당한 후유증이 우려된다.

27일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서울 노원구 상계동과 중계동 일대 소형 주택은 지난달 초 이후 전세 수요가 크게 늘면서 66㎡형의 경우 전셋값이 연초보다 최고 3000만원 이상 급등했다.

상계동 주공 6단지 79㎡형 전셋값은 올해 초 9000만원이던 것이 현재는 호가가 1억2000만원까지 올랐고,주공 1단지 43㎡형 역시 같은 기간 40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2000만원 뛰었다.

인근 중계동 59㎡ 소형 전세도 최근 몇 달 사이에 1000만원 이상 오른 가격에 물량이 소화되고 있다.

게다가 서울지역 소형 주택 전세 매물이 부족해지자 실수요자들이 인근 수도권으로 이동,소형 주택 전셋값 강세가 수도권 주요 지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구리 인창동 주공 6단지 79㎡형 매매가격은 별다른 변화가 없지만 전세는 두 달 전에 비해 1000만원 이상 오른 1억1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반면 서울 강남권은 잠실 재건축 단지 등 신규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전셋값이 약세를 띠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강북지역과 수도권 지역의 소형 주택 전셋값 강세는 통계치로도 확연히 드러난다.

부동산정보 제공 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4일까지 강북지역 66㎡형 전셋값 상승률은 7.59%로,152~165㎡형 대형 주택 상승률(2.51%)에 비해 2.5배나 높았다.

69~82㎡형 전셋값도 6.19%나 상승했다.

수도권에서도 152~165㎡형 주택의 전셋값은 0.55% 오른 데 비해 66㎡형은 6.85%,69~82㎡형은 4.96% 올랐다.

김규정 부동산114 차장은 "청약가점제와 분양가 상한제 시행 등으로 기존 주택 매입 시점을 저울질하는 매매 대기자들이 일단 전세를 찾고 있어 소형 주택 전세난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