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당국은 제2차 남북정상회담 일정을 감안해 을지포커스렌즈(UFL) 연습 기간 실시키로 했던 한국군 단독의 기동훈련을 9~10월로 연기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13일 "UFL연습과 병행해 올해 처음으로 후방지역 종합훈련인 '화랑훈련'과 일부 부대의 FTX(야외기동훈련)를 실시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정상회담이 끝난 뒤인 9월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면서 "정상회담 일정 등을 감안한 조치"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미 합동의 UFL연습은 오는 20일부터 31일까지 예정대로 실시되며 야전군의 기동훈련이 생략된 그야말로 순수한 '컴퓨터 워게임'으로 치러질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UFL연습은 규모와 일정이 축소되거나 변경없이 사전에 계획된대로 실시될 것"이라며 "미측에도 한국군 단독훈련 일정 조정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남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도록 정부를 지원하고 회담 분위기를 우호적으로 조성하는 것도 군의 역할"이라면서 "군당국이 이런 차원에서 UFL연습과 병행해서 실시키로 했던 화랑훈련을 연기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한반도에 우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한미연합군의 협조절차 등을 숙지하기 위한 UFL연습은 매년 한국과 미국이 협의해서 일정을 정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 단독으로 일정을 조정하기 어렵다"면서 "미측도 한 달 전부터 이 연습을 위한 준비를 진행해왔다"고 말해 일정 조정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올해 UFL연습은 해외주둔 미군 가운데 핵심요원 500여명 등 소수만 한반도에 전개되고 나머지는 태평양사령부 등 한반도 밖 각자 위치에서 연습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미연합사는 이 같은 올해 UFL연습 일정을 지난 7월 27일 북측에 통보했다.

한편 국가비상기획위원회도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을지연습(8.20~24)은 계획된 연습 일정과 큰 틀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면서 "다만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야외에서 실시하는 실제훈련을 10월로 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을지연습은 통상 UFL연습 기간에 맞춰 행정부 차원에서 이뤄지는 국가 비상사태에 대비한 연례훈련이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