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거래 단위 100주로 상향 조정 전망… 2001년 대우중공업 이후 6년여 만에 처음

24일 서울증권[001200]의 호가가 폭주하면서 30분 동안 거래가 정지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서울증권의 매매거래 수량단위가 현재 10주 단위에서 100주 단위로 상향 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증권선물거래소는 서울증권의 호가가 폭주해 매매체결 지연 현상이 지속되자 낮 12시30분부터 1시까지 30분 동안 거래를 정지시켰다.

1시부터 10분 동안 호가를 접수받아 단일가매매로 거래가 체결했으며 오후 1시10분부터는 정상적으로 매매가 됐다.

서울증권은 이날 오전 9시16분 호가폭주로 10분 이상 매매가 지연된데 이어 오전 11시57분 이후부터는 무려 24분이나 매매거래가 지연됐다.

거래를 재개한 후인 오후 2시31분에도 또다시 매매체결이 6분 정도 지연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서울증권 여파로 이날 코스피지수 폐장 지수도 지연됐다.

주문폭주로 매매거래가 정지된 것은 2001년 2월5일 대우중공업 이후 6년여 만에 처음이다.

당시 대우중공업은 주문 폭주로 인해 전산 장애 우려까지 나타났다.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 운영세칙에 따르면 주문이 폭주해 신속하게 매매가 이루어질 수 없다고 판단되는 종목의 경우 매매거래를 일시 정지시킬 수 있다"며 "내일도 오늘과 같은 호가 폭주 현상이 나타나면 전체 시장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만큼 매매거래를 정지하고 매매거래 수량단위를 상향 조정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10주 단위인 서울증권의 매매거래 수량단위를 100주나 1천주로 조정할 수 있으나 1천주는 너무 급격하다고 판단, 100주로 상향 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만약 100주로 조정되면 20주, 30주 단위의 단수주 문제가 생긴다"며 "아직 100주로 상향 조정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단수주 문제는 장외거래로 처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거래소는 이 같은 매매폭주로 인한 체결지연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하루 최대주문 처리 건수를 현재의 600만건에서 1천만건으로 늘리는 전산시스템 증설에 9월 말 나설 예정이다.

코스닥시장도 현재 500만건에서 700만건으로 처리 용량을 늘릴 방침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서울증권의 경우 폭주를 예상해 전날 별도의 그룹에 따로 할당해 신속히 처리했지만 호가가 또 다시 집중돼 지연현상이 나타났다"며 "특정 종목의 호가가 집중되는 경우 근본적으로 해결은 불가능하지만 차세대시스템에서는 대폭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증권의 하루 평균 호가는 2만7천693건이었으나 이날 37만7천575건으로 1천363% 급증했다.

한편, 이날 서울증권 주가는 상한가로 출발했다가 거래가 재개된 후 하한가로 추락하는 등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곽세연 기자 ksye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