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철씨(56)는 2000년 외환은행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전무로 재직할 때 현지 진출한 대기업과 중소협력업체 간 '상생협력 금융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협력업체들에 공급 계약서를 근거로 생산자금을 대출해 주고 대기업들이 납품받은 즉시 결제해 주는 외상매출금융상품.지난해부터 기업은행 등에서 운영하고 있는 '네트워크론'과 유사한 협력자금 지원상품이다.

이 시스템으로 LG전자 등의 협력업체들은 현지에서 생산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었다.

또 1990년부터 3년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점에 근무할 당시엔 현지 진출 중소업체들에 대해 우수 거래처를 발굴,소개하고 금융 지원을 하는 업무를 주로했다.

2004년 말 명예퇴직한 홍씨는 올해 중소기업청에서 공모한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 수출전문가'에 신청했다.

1977년 외환은행에 입사해 27년간 근무하며 축적한 수출입 및 금융상품 개발 업무 경험이 수출 초기 중소기업들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홍씨는 "중소기업들의 수출입 실무 지도 및 금융 컨설팅뿐 아니라 동남아시아나 미국 등에 진출하는 업체들에 현지에서 쌓은 인적 네트워킹을 활용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씨와 같이 금융회사나 대기업 등에서 수년간 해외 무역업무를 담당했던 국내외 전·현직 수출전문가 539명으로 구성된 '중소기업 수출지원단'이 19일 공식 출범했다.

중기청은 이날 서울 삼성동 무역회관에서 무역협회 KOTRA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수출유관 기관장들과 중소기업 대표,수출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수출전문가 발대식'을 가졌다.

그동안 무역협회 등에서 중소기업들의 수출 애로를 해결하기 위해 유사한 '인력 풀(pool)'제도를 운영해 왔으나 이처럼 대규모 지원단이 구성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출전문가들은 국내 358명,국외 181명 등 총 87개국의 539명.국내는 대기업이나 종합상사 금융회사 등에서 5년 이상,중소기업에서 10년 이상 해외업무에 종사한 경력을 보유한 전문가,국외는 민간해외지원센터 등의 전문 컨설팅 인력 등으로 구성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홍씨와 흥아해운 수출입 담당 이사 출신의 박건신씨(62),코오롱상사 등에서 21년간 해외마케팅을 담당한 이경만씨(50),진흥기업 사우디지사에서 근무했던 이성한씨(58) 등이 각각 금융회사와 대기업 종합상사 중소기업을 대표해 수출전문가 위촉장을 받았다.

이들은 중기청이 이날 개통한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 시스템'(www.ghns.go.kr)을 통해 수출초기 중소기업(연수출 200만달러 미만)들을 대상으로 수출 전 과정에 걸쳐 맞춤형 지도 및 자문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중소기업들은 이 시스템에서 국가 분야 품목 출신 등 7개 세부항목 검색을 통해 현재 상황에 필요한 수출전문가를 찾아 자문 계약을 맺을 수 있다.

중소기업청은 이 시스템을 이용해 컨설팅을 받는 수출 중소기업에 업체당 연간 최고 150만원까지 자문료의 90%를 지원한다.

이현재 중기청장은 "이번 사업은 수출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을 수출 중소기업에 닥친 애로 현장에 즉시 투입해 적기에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연말에 사업 성과 및 기업 만족도를 평가해 그 결과를 토대로 지원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