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진 파이 먹으려고만 말고 함께 힘 합쳐 하이 키워야… 기술.인력 과감히 투입"

"중국에선 지금 전 세계 기업들이 모여 마치 올림픽 대회를 하듯이 1등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도 핵심 기술과 핵심 경쟁력을 가져와서 이 경연에 참여해야 합니다."

이명성 중국기업연합회 부이사장(42)은 "중국이 세계 기업의 글로벌화 무대가 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도 중국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동포인 이 부이사장은 국가경제위원회와 국유자산관리위원회 등 정부 기관의 핵심 포스트를 두루 거쳤다.

일본과 영국에서 석·박사 학위를 딴 그는 조선족 동포로는 중국 내 최고 경제통으로 꼽힌다.

이 부이사장은 "문화적으로나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과 중국 기업들은 주어진 파이를 나눠먹으려고만 할 게 아니라 서로 합심해서 파이를 키우는 전략적 협력 관계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한국 기업들이 비교우위를 갖고 있는 기술과 인력을 과감히 중국에 투입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인텔이 다롄시에 반도체공장을 건설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세계 첨단 업체들이 중국으로 밀려들고 있다"며 "더 늦으면 그나마 중국 시장에서 자리를 잡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충고했다.

그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의 중소기업은 더 이상 원가절감에만 매달리지 말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국 업체와 협력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대기업들은 최고의 경쟁력을 중국에서 실현할 수 있도록 기술과 인력의 조합을 다시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외자기업이 중국에서 돈만 번다는 시선을 받지 않도록 중국사회에 대한 환원과 사회 공헌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며 "환경오염 방지와 에너지 절감에 중국 정부가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관련 법규를 준수하면서 동시에 관련 시장 진입의 기회도 노려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이 부이사장은 "근시안적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볼 게 아니라 50년,100년 후를 내다보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며 "한·중·일 간의 FTA(자유무역협정)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데서 보듯이 동아시아 국가가 경제적 공동운명체가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이에 대한 대비 차원에서도 중국 진출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외자기업에 대한 특혜를 거둬들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중국을 비롯한 미국 일본 한국 등 모든 나라의 기업이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는 틀을 만든 것으로 생각해야지 외자기업이기 때문에 특혜를 계속 받아야 한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정부가 첨단기술 등을 보유한 업체에는 계속 세제 등의 우대 정책을 실시하기로 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는 곧 중국이 원하는 기술을 가져오면 그만한 대우를 해주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독일 폭스바겐이 가장 먼저 자동차 기술을 제공해 중국 시장에서 공고한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는 사례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