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車도 가격 내려 … 7년간 평균 25% 하락

"이전에는 없었던 일이 벌어지고 있어 너무 혼란스럽다."

베이징현대차의 엄광흠 상무(판매총괄본부장)는 고개부터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는 "도요타가 최근 신형 코롤라를 출시하면서 구형 모델 가격을 대폭 낮추니까 GM 등 경쟁사들까지 덩달아 가격 인하에 나서 현대차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약화됐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엄살이 아니다.

베이징현대차에 따르면 상하이GM은 뷰익 엑셀르(GM대우의 라세티)의 가격을 지난 3월과 6월 두 차례 걸쳐 평균 15%가량 인하했다.

9월에도 또 한 차례 가격을 인하할 예정이다.

현재 엑셀르의 가격은 10만7800위안으로,경쟁모델인 현대 엘란트라(10만4800위안)와 차이가 거의 없다.

시보레 로바(GM대우의 젠트라)도 가격을 7만4900위안으로 낮춰 현대 엑센트(7만2800위안)와의 차이를 좁혀가고 있다.

중국에선 올 상반기에만 총 49개 모델이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인하 폭은 평균 7.9%.하지만 이 같은 수치는 어디까지나 자동차 메이커에서 정한 권장소비자가격(MSRP) 기준일 뿐,딜러들이 추가로 5~10%가량 차값을 깎아 팔기 때문에 실제 가격 인하 폭은 이보다 훨씬 크다.

중국시장에서 글로벌 메이커들의 차량 가격인하 전쟁은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다.

중국 국가정보센터(SIC) 통계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작년까지 7년간 중국 시장에서 팔린 자동차 가격은 평균 24.9% 떨어졌다.

2000년에 1000만원을 줘야 살 수 있었던 자동차를 작년엔 751만원이면 샀다는 얘기다.

물론 올 들어서는 더 떨어졌다.

베이징현대에서 만드는 쏘나타와 엘란트라도 출시 초기에 비해 가격이 각각 28.6%와 20.9% 인하됐다.

엄 상무는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할 수 없이 가격인하를 검토하고 있다"며 "세계의 모든 자동차업체들이 중국을 마지막 남은 황금시장으로 보고 진입한 상태라 경쟁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업체들의 설비 확장 경쟁으로 공급이 수요를 크게 웃돌고 있는 점도 가격인하를 부채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