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세 차례 우승을 합작한 '코리언 시스터스'가 우승 상금 50만달러의 매치플레이 여왕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일(한국시간)부터 나흘 동안 뉴욕주 뉴로셸의 와이카길골프장(파71.6천237야드)에서 열릴 HSBC여자월드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는 모두 21명에 이른다.

2005년 창설된 이 대회는 LPGA 투어 대회 가운데 유일하게 매치플레이 방식으로 우승자를 가린다.

총상금 200만달러로 4강에 올라도 웬만한 투어대회 우승 상금과 맞먹는 15만달러의 거금이 주어지는 특급 대회이다.

세계랭킹 30위 이내, 상금랭킹 30위 이내에 든 64명만 출전할 수 있다.

박세리(30.CJ),김미현(30.KTF), 신지애(19.하이마트), 장정(27.기업은행), 이지영(22.하이마트), 안젤라 박(19), 이선화(21.CJ), 이정연(28) 등이 세계랭킹 30위 이내에 들어 출전하고 김영(27), 김인경(19), 배경은(22.CJ), 안시현(23), 민나온(19), 최혜정(23.카스코), 이미나(26.KTF), 강지민(27.CJ), 김초롱(23), 김주연(26), 정일미(35.기가골프), 박인비(19), 김주미(23.하이트) 등이 상금랭킹으로 초청장을 받아 전체 출전 선수 64명 가운데 32.8%를 차지한다.

한국 선수들은 매치플레이에 익숙하지 않다고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벌써 이 대회만 세번째 출전하는 선수들이 수두룩하고 미국에서 주니어 시절을 보낸 선수들은 매치플레이 대회에서 수많은 우승컵을 안아봤다.

매치플레이로 치러진 지난해 렉서스컵에서 한국 선수들은 줄줄이 승전고를 올린 사실도 경기방식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는 방증이다.

매치플레이는 '장타력+담력'이 승부를 결정짓는다.

장타력은 다음 샷을 손쉽게 이끌어가는 방편이기도 하지만 1대1 대결에서 상대방의 기를 꺾는 무기로 작용한다.

지난해 우승자 브리타니 린시컴(미국)은 4강전에서 만난 위성미(18.미국이름 미셸 위)보다 20야드나 더 나가는 장타로 기를 죽였다.

장타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배짱이다.

샷보다 승부에 영향을 주는 것이 상대 선수와 기싸움이기 때문이다.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는 역시 장타력과 담력을 동시에 갖춘 박세리가 꼽힌다.

슬럼프에 허덕일 때 출전했던 2005년과 작년 대회에서는 1회전 탈락과 16강전 패전 등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13개월만의 투어 대회 우승으로 전성기 때 기량과 자신감을 되찾은 박세리는 2주 연속 우승도 기대할 만 하다.

장타력에 공격적인 플레이가 돋보이는 이지영과 짜릿짜릿한 승부를 오히려 즐긴다는 신지애도 주목을 받고 있다.

티샷 거리가 짧아 두번째샷을 상대 선수보다 먼저 치게 되지만 핀에 바짝 붙이는 정교한 페어웨이 우드샷으로 상대방을 압박하는 김미현과 이미나도 눈여겨볼 선수이다.

이변이 속출하는 매치플레이의 특성을 감안하면 김인경, 민나온, 안젤라 박 등 '겁없는 신예'들의 반란도 예상할 수 있다.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카리 웹(호주),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그리고 폴라 크리머, 모건 프레셀(이상 미국) 등 강호들을 우승 길목에서 꺾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숙제이다.

출전 선수의 세계 랭킹에 따라 1∼64번 시드를 배정한 뒤 1번-64번, 2번-63번 등으로 짠 1라운드 대진표에서 5번 시드의 박세리는 20일 0시 12분 60번 시드를 받은 베스 베이더(미국)와 대결한다.

10번 시드의 김미현은 55번 시드의 웬디 둘란(호주)과 격돌하고 11번 시드의 신지애는 54번 시드의 재니스 무디(스코틀랜드)와 1회전을 치른다.

LPGA 투어 장타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는 이지영은 1회전에서 장타 1위 카린 쇠딘(스웨덴)을 만나 눈길을 끌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