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성그룹의 댄스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최근 몇 년의 여름은 비수기나 다름없었다.

여름철이면 늘 음반을 발표하던 쿨은 해체됐고, 코요태도 연기 활동과 군 문제 등 멤버의 개인적인 문제로 음반 발매 시기가 바뀌는 등 여름철 '터줏대감'들의 활약이 미미했다.

오히려 겨울철에 인기를 얻던 발라드가 여름에도 각종 차트를 휩쓸었다.

발라드를 선호하는 디지털 음원 시장을 겨냥한 음반 제작이 적극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타이푼(Typhoon:솔비 우재 지환)이 상대적으로 가라앉은 여름철 댄스 음악의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최근 정규 2집 '트래블(Travel)'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여름 시장에 뛰어들었다.

음반은 첫 곡 전주부터 흥겹다.

'쿵짝쿵짝'하며 어깨를 들썩이게 만든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다소 직설적인 가사와 단순한 멜로디의 '님과 함께'다.

중독성 강한 리듬은 두 번째 곡 '칼날'에도 이어진다.

다소 조용한 인트로가 끝나면 강한 랩과 솔비의 신선한 고음이 어울린다.

하이라이트는 타이틀곡인 '그대만'이다.

비트감 넘치는 리듬은 물론 감성적인 하우스풍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1집보다 파워가 강해졌고, 더욱 세련됐죠. 시작하자마자 랩 등으로 달린 후 우재 형이 잔잔하게 분위기를 받습니다.

이어 클라이맥스는 솔비 누나가 맡는 식이죠."(지환)

댄스가 주류이지만 발라드도 맛볼 수 있다.

유리상자의 이세준이 작사ㆍ작곡한 '그래도 사는 게 낫잖아'다.

"같은 소속사의 세준형이 이 노래를 들려줬는데 참 좋았죠. 2집의 선물로 받았어요.

이 곡을 통해 기존 우리 팀 이미지와 다른 면도 선보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우재)

"신나고 중독성 있는 우리나라 특유의 댄스 음악에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했습니다.

한 노래에 힙합, 댄스 등 다양한 장르를 담는 바람에 춤도 1집보다 다양해졌어요."(솔비)

솔비는 자신이 가사를 쓴 '사랑 왜 했어' 때문에 무대 밖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최근 SBS TV '야심만만'에서 "이 노래는 연습생 시절 사귄 톱스타 남자친구를 떠올리며 쓴 곡"이라며 "나에게 상처를 많이 줬기 때문에 들으면 찔릴 것"이라는 '폭탄 발언'을 했기 때문.

이에 대해 그는 "예전부터 내가 가수가 된다면 그 이야기를 담아 가사로 쓰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면서 "이 노래를 녹음할 때 예전 생각 때문에 감정 억제가 힘들어 눈물이 나는 등 고생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데뷔해 '그래서…' '기다릴게…' 등을 히트시킨 이들은 이번 2집을 앞두고 멤버별로 이미지 변신을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였다.

솔비는 체중을 4~5㎏ 가량 줄였고, 우재는 운동을 통해 '몸짱'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여전히 '제2의 코요태'라는 꼬리표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

3인조 혼성 그룹인데다 언뜻 들으면 비슷해 보일 수 있는 댄스 음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요태는 비교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전적으로 따라가는 선배죠. 그래도 그런 말이 나오는 것은 대중이 저희를 관심있게 지켜봐 주시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솔비)

"그래도 요즘은 '코요태 투(2)'라는 이야기보다는 타이푼이라는 소리를 더 많이 들어요.

조금씩 저희 색깔을 찾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우재)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