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30.CJ)가 16일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의 하일랜드 메도우스골프장(파71.6천428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제이미 파 오웬스 코닝클래식에서 다섯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깊은 인연을 이어갔다.

한 선수가 단일 대회에서 다섯번이나 우승컵을 가져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역대 LPGA 투어에서 수많은 스타들이 있지만 이 같은 기록을 세운 선수는 박세리를 포함해 1950-1960년대를 주름 잡았던 미키 라이트(미국)와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등 3명 뿐이다.

라이트는 시 아일랜드오픈에서 1957년과 1958년에 연속 우승한데 이어 1960년, 1962년, 1963년에도 우승했고 소렌스탐은 삼성월드챔피언십과 미즈노클래식에서 각각 다섯 차례 정상에 올랐다.

박세리도 제이미 파 오웬스 코닝클래식에서 1998년과 1999년, 2001년, 2003년에 이어 올해에도 우승을 차지하며 LPGA 투어 스타가 세웠던 기록에 동참했다.

특히 박세리는 1998년 대회 2라운드 때 18홀 최소타인 61타를 때려내면서 72홀 최소타 기록인 261타로 우승했고 올해 대회 때도 1라운드 최소타 기록(63타)을 작성하는 등 같은 코스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찰떡 궁합을 보여줬다.

박세리는 대회 기간 취재진으로부터 `유난히 이 대회에 강한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나도 잘 모르겠다.

이 코스에 오면 마음이 편안하다"고 말했다.

박세리 이외에도 김미현(30.KTF)이 작년에 우승한 적이 있어 1984년 시작된 이 대회는 여섯차례나 한국 챔피언을 배출한 셈이어서 한국 선수들은 누구나 우승을 꿈 꿀수 있는 대회가 됐다.

굳이 한국과 인연을 찾자면 이 대회에 이름을 빌려 준 `제이미 파'가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인기 TV드라마 `매시(MASH)'에 출연했던 배우였다는 점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캐디 출신 저드 실버먼이 오하이오주에서 대회 창설을 추진하면서 제이미 파에게 이름을 빌려 줄 것을 제의했고 이를 파가 수락하면서 대회 명칭이 정해졌다.

이런 저런 이유로 한국 선수들에게 더욱 친숙해진 이 대회에서 박세리가 내년에도 단일 대회 최다 우승을 비롯해 수많은 기록들을 쏟아내기를 기대해 본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