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에도 집값이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자 무주택자와 집을 넓히려는 유주택자들이 고민에 빠졌다.

집값 하락세가 언제 멈출지를 예측하기 어려워 집을 사는 것이 망설여지는 데다 무주택자에게 유리한 청약가점제가 오는 9월부터 시행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급매물과 경매 등을 이용하라고 충고한다.

올해 말까지 쏟아질 3만여가구의 '처분조건부 대출' 아파트,새 아파트와 경매아파트는 거주와 투자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기회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무주택자들은 청약가점제를 십분활용해 은평뉴타운과 마곡지구 등을 공략해 볼만하다.


◆처분조건부 아파트 물량 공습

하반기에 '처분조건부 대출' 아파트가 급매물로 대거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

처분조건부 대출이란 이미 담보대출을 받은 유주택자가 투기지역 내 아파트를 추가 매입하거나 분양받을 때 1년 안에 기존 아파트를 처분하는 조건으로 받는 대출을 말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처분조건부 대출을 받은 7만가구 가운데 올해 말 만기인 아파트는 4만6000여 가구에 이른다.

이들 대부분이 가을 이사철부터 급매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올 1분기에 만기가 된 처분조건부 대출 1만여 건 가운데 65%가 아파트를 처분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비율이 유지된다면 하반기에 3만가구가 급매물로 쏟아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주택 매수세가 위축돼 있어 이들 물량의 상당수는 가격을 크게 낮춘 급매물 형태로 시장에 나올 것"이라면서 "무주택자든 유주택자든 내집 마련의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새 아파트는 투자가치도 높아

입주한 지 얼마 안 된 새 아파트도 노려볼 만하다.

앞으로 분양권 전매가 공공택지는 계약 후 최대 10년,민간택지는 7년간 금지돼 입주 후에도 4~7년 동안은 거래가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4~5년 뒤에는 기존 주택 시장에서 새 아파트 매물이 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새 아파트의 희소가치가 높아지는 만큼 투자가치도 높은 편이다.

경매아파트도 처분조건부 대출 아파트라는 홍수에 휩쓸리면 강제처분될 경우 우량 물건을 싼값에 낙찰받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하반기에 조건이 좋은 급매물이나 새 아파트를 매입하면 집 넓히기와 자산가치 상승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또 준공된 지 5년을 넘지 않은 6억원 미만 아파트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한다.

분양가 자율화 시대에 지어져 평면·마감재 등 가격·품질 경쟁력이 뛰어나고,투기지역 내 6억원 미만 아파트는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대출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해 유리하기 때문이다.

무주택자들은 은평뉴타운 마곡지구 등을 적극 노리는 편이 유리하다.

청약가점제로 당첨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